상담 심리학의 이론들

4.1 정신분석학은 프로이트(Freud)의 임상 경험을 토대로 시작되었다. 프로이트는 아동기의 심리성적 갈등이 인간의 성격 형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았다. 정신분석학에서는 인간은 심한 불안을 피하기 위해 현실세계에서 감당하기 힘든 갈등을 방어기제를 사용하여 무의식의 세계에 밀어 넣는다고 설명한다. 심리적 문제는 바로 이 방어기제의 직접적인 결과로 무의식에 원인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내담자의 무의식의 세계에 있는 심리적 갈등을 의식의 세계로 끌어올려 직면하게 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았다.

전통적인 정신분석 기법에서는 내담자를 편안한 자세로 앉거나 눕게 하고 치료자는 내담자의 뒤편에 앉는다. 내담자는 떠오르는 생각, 느낌, 심상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상담자는 내담자의 이야기를 무비판적으로 경청한다. 상담이 진행되면 내담자의 무의식적 갈등이 드러나는데, 그 갈등과 관련된 중요한 인물에 대한 정서적 반응이 치료자를 향하는 현상을 전이(transference)라고 한다. 상담자는 전이 현상을 해석하여 내담자의 문제를 이해하고 내담자가 갈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따라서 정신분석적 접근에서는 전이를 매우 중요하게 다룬다.

4.2 행동주의적 접근은 비정상적인 행동은 정상적인 행동과 마찬가지로 학습에 의해 획득되고 유지된다고 가정한다. 따라서 잘못 학습된 행동을 소거하고 바람직한 행동을 획득하도록 내담자의 행동을 수정하기 위해 학습의 원리를 적용한다. 행동주의 상담에서는 정신분석적 접근과 다르게 내담자의 심리적 문제의 기원을 이해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증상의 선행요인을 분석하기보다는 현재 그러한 행동을 유발하는 강화 요인이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춘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문제 행동을 정확히 파악하고 행동이 일어나는 원인과 행동의 결과 및 영향을 분석하여 체계적 둔감화, 모델링, 혐오 치료, 긍정적 강화, 노출 치료 등의 방법을 통해 내담자의 문제 해결을 돕는다.

1) 체계적 둔감화(systematic desensitization)는 내담자가 두려워하는 대상이나 상황의 서열을 정하고, 내담자로 하여금 불안이나 공포를 덜 일으키는 자극에서부터 시작해 점차 더 강한 불안이나 공포를 일으키는 자극으로 심상을 이동하는 방법을 사용하여 특정 자극에 대한 불안이나 공포를 제거할 수 있도록 돕는다.

2) 모델링(modeling)은 내담자가 불안을 느끼는 상황을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타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내담자로 하여금 그 사람의 모습을 따라 하도록 하여 두려움을 감소시키는 방법이다.

3) 혐오 치료(aversion therapy)는 내담자가 부적응적인 행동을 했을 때 부정적 강화, 처벌, 혐오 조건 조성 등의 방법을 이용하여 내담자의 행동을 수정하는 기법이다.

4) 긍정적 강화는 내담자의 바람직한 행동을 칭찬하고 보상함으로써 긍정적인 행동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5) 노출 치료는 내담자가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장면에 직면하도록 하여 그 상황이 내담자가 상상했던 것만큼 실제로 두렵지 않음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내담자의 인지를 교정하도록 하는 치료 방법이다.

4.3 합리적 정서 접근은 앨버트 엘리스(Albert Ellis)가 창시했다. 인간이 불안하거나 우울한 것은 충격적인 사건의 경험 때문이 아니라 그 경험을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에 의한 것이라고 보았다. 즉, 부적응적인 정서는 사건에 대한 개인의 비합리적인 신념 때문인 것이다. 따라서 비합리적인 신념체계를 합리적인 신념체계로 전환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한 방법으로 논박을 사용한다. 상담의 효과란 내담자가 자신의 비합리적인 신념을 이야기하고 합리적인 신념이 타당하다는 것을 수용하게 되는 것이라고 보았다. 합리적 정서 접근은 내담자가 현재 경험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능동적이며 지시적인 설득 방법을 사용하여 비합리적인 생각을 분석하고 이를 논리적인 합리적 신념으로 전환하도록 돕는다.

4.4 인본주의적 접근의 대표적 학자인 에이브러햄 매슬로(Abraham Maslow)와 칼 로저스(Carl Rogers)는 인간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보았다. 상담자는 자신의 기준이나 가치관을 내담자에게 강요해서는 안 되며 내담자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담자는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찾아내도록 보조하면서 내담자의 이야기에 대한 상담자의 개인적인 반응과 느낌을 내담자와 동등한 입장에서 이야기해 준다. 이때 상담자는 내담자의 이야기에 대한 해석이 아닌 상담자의 개인적인 반응과 느낌을 그대로 전해야 하는데 이 과정을 통해 내담자는 자신에 대한 타인의 반응을 알게 된다. 인본주의 상담에서는 지금-여기(Now-Here)를 강조하는데, 내담자의 어려움의 원인을 내담자의 과거에서 찾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내담자가 어떻게 기능하는지가 중요하므로 상담자는 내담자의 현재 감정에 초점을 맞추고 내담자로 하여금 그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도록 돕는다.

4.5 게슈탈트 치료는 프리츠 펄스(Fritz Perls)에 의해 창시되었다. 게슈탈트(Gestalt)란 유기체가 욕구를 지각하는 것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개념이다. 유기체의 욕구는 상황에 따라 가장 중요한 욕구와 덜 중요한 욕구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때 중요한 욕구와 중요하지 않은 욕구가 대비되어 가장 중요한 욕구가 선명하게 지각되는 것을 게슈탈트가 잘 지각된다고 표현한다. 게슈탈트 치료에서는 내담자의 자각을 증진시켜 내담자가 실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즉, 내담자가 자신이 투사하거나 억압하고 있는 욕구를 지각하여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충실한 삶을 살도록 내담자의 현재 기능에 주의를 집중하고 내담자가 자신의 정서와 행동을 더 잘 지각할 수 있도록 조력한다.

4.6 현실 치료는 1950년대에 시작되었다. 현실 치료에서는 모든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정체성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전제한다. 이때 정체성의 욕구란 개인이 스스로를 독립적이며 독특한 존재로 지각하려는 욕구이다. 따라서 상담자는 내담자가 자신이나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현실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도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