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심리학의 개요 및 연구 주제 

1. 개요

상담 심리학은 인간행동의 연구를 통해 밝혀진 심리학적 지식을 내담자에게 적용하여 바람직한 변화를 돕는 학문으로 응용 심리학에 속한다. 임상 심리학이 병리적인 측면에 중점을 두는 반면 상담 심리학은 개인의 성장 욕구를 충족시키는 건설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상담 심리학은 성격, 발달, 진로 선택, 직업생활, 가족관계 및 부부관계 등 여러 분야에 적용되어 내담자의 발전적인 변화를 돕는다.

2. 상담 심리학의 발전

상담 심리학은 1950년대 초반부터 전문적인 학문 분야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기 시작했다.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여 응용 심리학의 하나로 확고한 전문성을 갖게 되었다.

정신분석학은 상담 심리학의 이론적 발전에 영향을 미쳤을 뿐 아니라 이후 다양한 상담 및 심리치료 이론의 발전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로저스(Rogers)의 인본주의 심리학 역시 상담 심리학의 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 로저스는 인간이 지니고 있는 근본적인 자기실현적 속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상담심리학의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상담 심리학은 시대적 요청에 의해 전문적인 영역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은 상담 심리학이 독립적인 응용 심리학의 한 분야로 발전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전쟁이 진행됨에 따라 심리적 장애를 가진 병사들이 속출했고, 많은 병사들이 심리적 문제로 군 복무에서 제외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담과 임상 분야의 심리학자들이 병사들의 심리 치료에 전문적인 도움을 제공할 기회가 많아졌다. 전쟁 이후에도 퇴역 군인들의 사회 적응과 정서적 문제의 치료를 돕기 위한 상담 심리학의 활동은 계속되었고, 그 결과 1952년에 상담 심리학자를 위한 공식적인 조직이 결성되기에 이르렀다.

상담 심리학을 심리학의 전문 응용분야로 출범시키기 위한 미국심리학회의 노력으로 1943년 상담심리학은 미국심리학회 제17분과로 출범했다. 이후 미국심리학회 제17분과는 여러 번에 걸쳐 그 이름을 변경하면서 운영되었는데, 1952년에 상담 심리학이라는 명칭을 얻었다. 이 명칭은 1953년 미국심리학회 연차 학술대회에서 공식적으로 채택되어 오늘날까지 사용되고 있다.

1950년대는 상담심리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시기였다. 로저스는 내담자 중심 치료에 대한 초기 이론을 확장하는 세 편의 저서를 출간했고, 모우러(Mowrer)와 그의 동료들은 심리치료에 대한 연구 및 평가 방법론의 발전에 중요한 공헌을 했다. 또한 상담심리학 교과서들이 대거 출판되기도 했다.

1960년은 상담 심리학이 양적으로 발전한 시기였다. 상담자와 내담자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었고, 상담 성과와 상담 방법에 관한 다양한 연구들이 이루어졌다. 또한 상담 심리학자의 역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상담 심리학자의 치료적, 예방적, 교육적 역할이 강조되었다. 현재 미국심리학회의 공식적인 보고서에 따르면 상담심리학자의 직업적 역할은 개인의 심리적 발달을 촉진하는 것이다.

서양에서 심리 치료가 시작된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에 이르는 시기에는 상담 치료 기법을 개발하고 그 치료 효과를 검증하는 사례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다. 즉, 특정한 증상을 가진 내담자에게 각각의 치료법이 얼마나 효과적인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성과 연구를 통해 심리 치료의 방법이 정립되자 각 치료 방법들을 표준화하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었다. 그 결과 정신분석 기법, 행동 수정 기법, 체계적 둔감법, 인간 중심 치료, 게슈탈트 치료 등의 이론과 방법이 하나의 명칭을 갖고 보급되었다. 이에 따라 각 치료법이 어떤 내담자에게 효과가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고, 내담자의 특성에 관해 탐구하는 ‘내담자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전통적으로 상담 심리학의 적용 분야는 두 부류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정서, 성격, 대인관계 문제를 다루는 분야이고, 다른 하나는 진로 발달, 진로 선택, 직업 적응을 다루는 분야이다. 1980년대 이후 상담 심리학의 적용 범위는 전통적인 분야를 넘어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3. 상담 심리학의 연구 주제

위에서 언급한 치료 기법과 성과 연구, 내담자 연구 이외에도 상담 심리학에서 연구하는 주제는 다양하다.

상담 과정 연구는 상담 과정이 상담 성과와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 밝히고자 한다. 이를 통해 상담의 성공과 실패를 예측할 수 있는 상담 과정 안의 요소들을 발견하고자 한다. 하지만 실제로 상담 과정을 조작하여 그 결과를 비교하는 것은 비윤리적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상담 과정 연구는 성공적인 사례와 그렇지 않은 사례를 비교하여 분석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상담 심리학에서는 유능한 상담 전문가를 양성하는 ‘상담자 교육 방법’에 관심을 갖는다. 전문적인 상담자를 배출하기 위해 무엇을 교육해야 하는지, 어떤 방법으로 교육하는 것이 효과적인지에 무게를 두고 상담 교육과 상담자 양성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다.

내담자의 문제는 문화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이므로 내담자의 문제에 접근하는 상담 방법 또한 문화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상담에서 문화의 차이에 대한 비교 연구도 상담 심리학의 중요한 연구 주제이다.

상담자와 내담자의 분포에 대한 조사연구 또한 중요하다. 우리나라에 어떤 종류의 상담기관이 얼마나 있는가, 각 기관에 몇 명의 상담자가 근무하고 있는가, 상담자들이 어떠한 전문교육을 얼마나 받았는가, 특정 문제를 지닌 내담자의 비율은 어떠한가에 대한 광범위한 현황 조사도 상담 심리학의 연구주제에 해당된다.

상담과 관련된 법규와 제도를 연구하는 것도 상담 심리학의 연구주제에 속한다. 전문 상담자의 자격과 상담 기관의 설치 규정에 대한 연구가 최근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전문가 양성 기관, 준전문가 양성 기관의 실태 조사와 상담자를 교육하는 교육자의 양성, 자격 부여에 관한 연구도 그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상담 심리학의 시대적 변천에 대한 연구 역시 상담 심리학의 연구 분야에 속한다. 상담 제도와 상담 심리학 이론의 변천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