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가슴이 닭 가슴처럼 툭 튀어나와 체육시간에 웃옷을 벗으면 ‘닭가슴’이라고 친구들이 놀려댔다. 

“닭가슴을 고치려면 평행봉 박에 없다”고 고교 1학년 때 체육선생님이 일러 주시자 친구인 강종화가 나서줬다. 그때부터 친구의 지도를 받아가며 평행봉에 매달렸더니 10년 정도 지나자 가슴과 몸매가 정상이 되었다.

거울 앞에서 웃통을 벗고 가슴을 펴보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내가 봐도 대견했기 때문이다. 혼자서 달밤에도 매달리다 평행봉에서 떨어지기 여러 번이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그와는 사우(師友)처럼 지낸다.

하숙집이나 주거를 정할 때도 평행봉이 가까이 있는 학교나 공원 근처를 택했다. ‘후리’는 기본이고 앞발을 평행봉에 걸치고 허리를 뒤로 꺾는 ‘허리꺾기’를 즐겼다.

평행봉은 ‘리자 4형제’인 머리, 허리, 꼬리, 다리가 완샷에 단련된다. 먹을 것 모두 먹으면서도 뱃살이 빠지고 몸매가 저절로 균현 잡히는 운동임을 체득했다. 상하(上下)와 좌우(左右) 중심(中心)을 잡는 것이다.

‘나이 먹어 날씬함은 돈 주고도 못산다(유전난매노년수-有錢難買老年瘦)’가 필자의 평생 건강관리다.

지금까지 골프장이나 헬스클럽 가는 시간을 아낀다고 평행봉’으로 운동을 대신하고 있다.

중심(中心)에서 사는 사람은 시들거나 허물어지지 않는다(평행봉). 중심을 잡고 사는 사람은 큰 성공 앞에서도 교만해지지 않고 남을 얕보지 않는다. 설사 실패하더라도 결코 기죽지 않고 의연하게 난관을 돌파한다. 중앙(信-土)이 없으면 방향이 성립되지 않은 것처럼 신(信)인 중앙이 없으면 인의예지(仁義禮智)의 동서남북이 서로 통하지 않는다.. 사람도 중심에 서면 기울지 않는다.

중심(中心)은 곧 충(忠)이 된다.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아야 충(忠)이 된다는 의미다. 충(忠)이란 허위보고나 상사에게 손바닥을 비비는 것이 아니라 중심을 잡아 직언(直言)하고 대안(代案)을 제시해야 한다.

충신과 간신을 구분해 기용하는 것은 몸통인 지도자의 몫이지 참모들을 나무날 것이 못 된다. 지도자(경영자 포함)에게 오는 왜곡된 정보는 ①나쁜 소식을 듣기 싫어하는 지도자와 ②아부에 능한 참모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지도자가 잉어(忠신)와 망둥어(간(奸)신)를 구분 못하면 그게 바로 난세다. 조선왕조 말기 난세로 무능한 지도자와 망둥어들이 날뛰다 나라(조직 포함)를 거덜냈다. 망둥어는 3년 길러도 잉어가 되지 않는다.

문제 상사나 문제 부모나 문제 교사가 있었지 문제 직원이나 문제 자식이나 문제 학생은 태초부터 없었다.

신입직원들 앞에서 변화와 혁신을 외쳐봤자 시기가 빠르다. 기본자세를 익혀주면서 임원들이 시범을 보여주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충성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정성(精誠)어린 노력이다. 정성이나 지성(至誠)은 지도자와 조직을 움직이게 한다. 충성은 말보다는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평행봉의 균형은 사서(四書) 중의 하나인 중용(中庸)과 같다. 중용은 전략의 균형 감각이다. 중용(中庸)의 중(中)은 모자라거나 치우침이 없는 것이고 용(庸)은 한결 같이 변치 않는 것으로 중용사상은 중정(中正)이자 동양사상인 공자의 핵심 사상이다. 중용은 널리 배워 일하기 위해 얻어지는 지혜라서 필자가 ‘평생 공부하면서 일하겠다’는 신념의 근거다.

평행봉은 중심(忠)의 아이콘이라서 실내에서도 즐길 수 있어 ‘휴대용 평행봉’으로 발명특허도 얻었지만 내가 필요하고 좋아해 만든 것이라 남에게 권하진 않는다. 위험하다고 꺼리기 때문이다. 모든 건 스스로 피땀 어린 정성을 쏟아야 하기 때문이다.

처음엔 누군가가 잡아주면서 익혀가는 것이 좋다. 기초를 무시하고 함부로 덤빌 경우 허리에 무리가 따르기 쉽기 때문이다. 콩 밭에서 두부 찾거나 우물에서 숭늉. 보리밭에서 맥주 찾는 우(遇)를 범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