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문화일보 2015년 01월 29일(木)

‘어린이집ㆍ유치원 아동학대 징후 관찰용 학부모 안내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후폭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부모가 자녀의 학대 징후를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매뉴얼이 새롭게 제시돼 눈길을 끈다.

28일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내놓은 ‘어린이집·유치원 아동학대 징후 관찰용 학부모 안내서’에 따르면 우선 겨드랑이, 팔뚝, 허벅지 안쪽 등 평소 다치기 어려운 부위에서 상처가 발견됐을 경우 부모는 자녀의 학대 여부를 강하게 의심해봐야 한다. 2세 미만 유아에게 상식적으로 발생하기 어려운 머리 손상이나 장골 골절이 발견됐을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와 함께 아동의 사고 등에 대한 설명이 교사와 자녀 간 다를 경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내에서 아동이 다쳤음에도 특별한 이유 없이 병원 이송 시간을 지연시켰거나 아예 데려가지 않았을 경우, 자녀가 외출을 거부하거나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등 평소와 전혀 다른 행동을 보일 때에도 학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고 안내서는 조언했다.

특히 아동학대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방법과 관련, 자녀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녀온 뒤 “선생님이 나를 아프게 했어”라고 말할 경우 부모는 “(놀라며) 선생님이 아프게 했단 말이지? 손으로 맴매했어? 어디를 때렸어?” 등과 같이 임의로 추측된 내용을 질문하기보다는 “그랬구나, 어린이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해줄래” 등 처럼 차분히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보다 정확한 답변을 들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부모가 학대상황에 대해 질문했을 때 자녀가 답하지 않을 경우엔 “(언성을 높이며) 말을 안 하면 엄마가 못 도와준다니까!” 등과 같이 대답을 강요하거나 다그치게 되면 자녀는 거짓말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언제든 다시 이야기하고 싶을 때 해줘”와 같이 자녀가 스스로 마음을 열 때까지 기다리는 게 중요하다.

특히 자녀 이야기가 구체적이지 않거나 추가적으로 확인할 사항이 있다면 의심상황에 대해 재차 얘기하는 것은 기억을 변형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반복해 질문하거나 학대에 대해 먼저 얘기를 꺼내지 않는 대처가 필요하다고 안내서는 설명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