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으로 항공기 승무원 등 감정노동자의 근무여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직장 여성은 4명 중 1명 꼴로 최근 1년간 자살을 생각해본 경험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15일 대한항공 항공의료센터와 가톨릭의대 예방의학교실이 공동 수행한 ‘서비스업 종사 직장여성의 직무 스트레스와 우울이 자살 생각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경기, 충청 지역에 소재한 서비스업 종사 직장여성 348명을 분석한 결과 최근 1년간 자살 생각을 한 경우는 26.4%에 달했다. 이는 2013년 국민국민건강영향조사를 토대로 진행된 20세 이상 성인 여성의 자살 생각률(20.4%)보다 6.0%포인트 높은 수치다.

이들은 결혼과 음주 여부, 주관적 건강상태에 따라 자살 생각에 차이가 있었다. 배우자가 없는 서비스업 종사 여성은 33.3%가 자살 생각을 한 경험이 있었고, 이는 배우자가 있는 여성의 자살 생각률(22.1%)보다 높았다. 또 음주를 하는 서비스업 종사 여성의 경우 35.0%가 자살 생각을 한 것으로 조사돼, 음주를 하지 않은 여성의 자살 생각률(18.9%)보다 높았다. 또 자신의 건강상태가 나쁘다고 응답한 경우 44.8%가 자살 생각을 해, 건강상태가 보통이라고 응답한 근로자(28.2%), 건강하다고 응답한 근로자(19.4%)보다 많았다. 또 자살 생각을 한 사람의 직무 스트레스 점수는 51.3점으로 자살 생각을 하지 않은 사람의 직무 스트레스 점수(46.8점)보다 높았다.

각 요인의 상관관계를 통계적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음주를 하는 직장여성은 음주를 하지 않은 직장여성보다 자살 생각이 2.15배 많았다. 또 직무 스트레스 점수가 높을수록 자살 생각을 할 확률이 1.03배 높아졌고, 우울이 있는 경우에는 3.05배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직장여성의 자살 생각을 감소시키기 위해 직무 스트레스와 우울을 관리할 수 있는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