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아끼려고 지난 날 메모해둔 경구들을 뒤적여 보았다.

시간은 공평하게 누구에게나 하루 24시간인 1,440분이 공평하게 주어지지만 유효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소멸되고 만다는 것을 실감했다. 그동안 무심하게 흘러 보낸 지난 시간이 후회되므로 더 이상 가슴을 치지 않으려고 시간을 돈 보다 소중하게 여겼다. 시간은 누구에게도 기다려 주지 않으니 시간이 주어질 때 열심히 일한 다음에 여유를 챙기겠다고 다짐했었다.

  시간이란 모든 것을 문질러 닳게 하는 소리 없는 줄칼이지만 그렇다고 저장할 수도 없었다. 양도나 매매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현명한 사람은 허송세월을 통곡하고 슬퍼한다.”고 이탈리아 문호 ‘단테’가 말했다.

시간은 유일한 자본으로 시간은 곧 “기회요 기회는 곧 시간이지만(발명왕 에디슨) 시간의 걸음걸이는 사람마다 다르다(셰익스피어)”고 했다. ‘시간을 어디에 쓰는가를 보면 그 사람의 가치를 알 수 있다’고 했다.

  시간 관리는 인간 관리이고 삶 전체를 관리하는 것이므로 시간을 지배하는 사람이 인생을 지배한다. 따라서 시간과 열정과 창의성은 돈이 된다. 그러나 시간과 돈은 언제나 모자란다. 바쁘다고 해야 할 일을 묻어 둔 채 살아가는 사람도 현명한 사람이 아니다. 미래는 시간 관리지만 미래의 실마리는 오늘에 있기 때문이다. 경영의 핵심 요소는 시간 관리다.

시간 관리의 초보적인 요령은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는 시간대의 확보였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는 버릇도 안 되지만 내일 해도 되는 일을 오늘 꼭 해야만 한다고 무리해 스트레스 받는 것도 큰 문제다.

시간 흡혈귀들은 바로 내 주변에 있어 많은 시간이 때로는 생활에 곰팡이가 되기도 했다.

  용돈 얼마를 아끼기 위해 긴 쇼핑 시간을 사용했던 고3 시절의 큰 애에게 그건 “경제적 손실”이라고 일러주었다. 물건을 싸게 사는 지혜보다 빠르게 사는 지혜가 정보화 사회를 살아가는 길이라고 했다. 현금가계부 대신 시간 가계부를 쓰거나 시간 손실 계산서를 작성해보라고 했다.

필자가 1969년 총각으로 불광동에서 하숙하고 있을 때 금전출납부 대신 시간출납부를 작성해 봤던 경험의 교훈의 일부였다.

  “시간은 언제나 부족하기 때문에 낭비하기는 너무나 아깝다.”는 건 전선을 누비던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의 행동철학이었다.

  오늘의 불행은 지난 날 시간을 낭비했음을 알라는 것이다. 그러니 시간을 낭비한다는 것은 죄악임이 틀림없었다.

인생이란 ‘한정된 시간의 강물 위에서 부와 명예를 낚는다’고 했다. 시간의 강물이란 필자에게는 은행 일터가 됐다. 일터는 대자연이고 종교의 수도장 같은 곳으로 즐겁게 일하면 지상 천국 같은 곳이었다.

  흐르는 강물에서 두 번 다시 손을 씻을 수 없듯 지나간 때는 다시 오지 않는다(時乎不再來)고 명심보감에 나온다. 시간은 해와 달이나 춘하추동 4계절처럼 일정하게 흐르는데 시간이 빠르다거나 지루하다는 건 모두 착각이다.

  하루의 계획은 새벽인 인(寅)시에 세우고, 1년 은 봄에, 일생지계는 어려서부터 세우라 했다. 어릴 때 명심보감과 중용을 배웠던 독서당에서 써본 붓글씨가 생각난다.

  돈은 잃더라도 다시 찾을 수 있으나 시간은 다시 찾지 못한다고 했다. 시간은 돈 보다 더 소중한 생명의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가용시간은 가용자금처럼 한정되어 잘 못 쓰면 바닥이 난다. 따라서 시간을 잘 붙잡는 사람만이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

  시간은 미래의 신대륙으로 만물 중에 가장 귀한 자원이라고 했다. 슈바이쳐 박사는 “하고많은 병원일 제쳐두고 노벨 상금 나부랭이나 받으러 갈 시간이 없다”고 했다. 그분은 기르던 침팬지까지 박사를 흉내 내던 자애로운 인간미를 가지고 시간을 생명으로 살아갔던 분이어서 아프리카 현지인들의 우상이었다.

  “깨어 있는 순간은 촌시도 허송말라.” 삼성그룹 선대 회장이었던 호암 어르신께선 무한탐구(無限探究)를 휘호로 즐겨 쓰셨던 글귀다. 늘 도전했고 개척했었다. “인간의 불행은 시간을 즐기지 못한 데서 출발한다.”고 했다. 한가하게 보내는 것을 가장 싫어해 자투리 시간마저도 소중하게 관리했던 분이시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