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부터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투자를 해야 한다고 해서 월급의 30%를 꾸준히 연금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위에서 결혼을 하면 그 정도의 돈을 모두 투자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수령시기와 금액을 계산해 나이별로 다르게 은퇴설계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제 나이에는 어떤 투자를 해야 하나요?

연령에 따른 은퇴계획 세우기

노후는 당장에 직면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경제생활을 할 때 미리 준비해두지 않으면 나중에 낭패를 볼 수 있다. 인간의 삶은 크게 유아기, 청소년기, 장년기, 노년기로 나눌 수 있다. 각 단계마다 배워야 할 것이 다르고, 살아가는 방식이나 생각하는 바가 다르듯 은퇴설계 역시 마찬가지다. 은퇴를 준비하는 기간 내내 같은 방식의 투자를 고집해서는 안 된다. 개인의 자산상태나 재무구조, 투자성향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인생 사이클에 따라 다음과 같은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1_25~40세] 처음으로 은퇴설계를 시작하게 되는 자산적립기이다. 이 시기는 경제활동이 가장 왕성하게 이루어지는 시기임과 동시에 인생의 여러 가지 중요한 일들이 발생하는 때이기도 하다. 우선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을 하고, 결혼을 해서 가정을 누리면서 자녀들을 낳게 된다. 따라서 그에 따른 지출이 발생한다.

이 시기에 현재의 지출을 감당하면서 동시에 노후자금을 마련하려면 전략적으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 경제활동을 시작하고 결혼 전까지는 자녀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이 없으므로 하루라도 빨리 투자를 시작해 복리의 효과를 누리도록 한다. 투자금액도 월급의 몇 %를 할 것인지 정해놓고 꾸준히 투자하되 결혼 후 지출이 늘어날 때를 대비해 조금 높이 책정하는 것이 좋다.

결혼 후에는 가족으로 인해 생활비에 대한 지출이 늘어나고, 자녀들의 탄생에 따른 교육비 등이 발생하기 때문에 신경 써서 준비해야 한다. 동시에 내 집 마련을 해야 하는 30대부터 40세까지는 적은 돈이라도 꾸준히 노후를 위해 투자하면서 상여금 등을 적절히 활용하여 분산투자에 힘쓰도록 한다.

[2_40~55세] 사회적으로 안정적인 위치에 올라 있으며 경제적으로도 목돈을 운영하고 있는 자산운용기이다. 이 시기는 은퇴가 점점 가까워지는 때이기도 하다. 내 집 마련도 거의 완성되어 있는 때이고, 그동안 투자해둔 돈 역시 어느 정도 모였을 것이다. 따라서 매달 꾸준하게 투자하는 노후자금 외에도 만들어진 자산을 운용하여 이익을 창출하는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 또한 이전보다 구체적으로 은퇴설계를 하고, 그동안의 투자방법을 중간점검하며 다시 한 번 은퇴시기와 필요자금을 계산하는 등 보다 확실한 노후를 그려야 한다.

은퇴를 위한 자산과 교육비를 위한 자산 등 재무목표별로 구분하여 관리를 시작하며, 세금문제를 포함한 효과적인 자산 이전을 위해 상속설계의 초안도 준비하는 것이 좋다.

[3_55~60세] 은퇴준비기다. 이미 퇴직한 경우가 많지만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금은 아직 수령이 되지 않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때에는 무엇보다 안정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노후를 대비한 자산의 유동성을 어느 정도 확보해놓아야 한다. 개인적으로 투자한 연금의 수령도 시작될 수 있도록 준비한다. 또한 자녀들과 재산문제에 대해 합의를 보고, 노후를 보낼 주택 및 환경 등을 확보해야 한다.

[4_60세 이후]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되는 시점으로 마지막으로 은퇴준비 상태를 점검하고 물가상승률을 살펴보며 지출계획을 세우는 시기다. 모든 연금의 수령시기와 수령기간, 수령금액 등을 확실하게 점검해 차질 없이 수령할 수 있도록 한다. 더불어 질병 등을 대비한 자금과 비상예비자금 역시 유동성 자금이나 유동성이 적은 보험상품 등으로 확보해놓아야 한다. 자녀들에게 상속할 자산이 있으면 구체적으로 준비하며, 만약 연금 외에 이렇다 할 자산이 없어 은퇴준비에 부족함이 있다면 주택모기지론 등으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은퇴 이후의 삶 3단계 엿보기

누군가 인생은 밀려갔다 밀려오는 파도와 같다고 했다. 또 누군가는 인생이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고도 했다. 물결 치는 파도나 굽이가 많은 산봉우리처럼 우리의 인생에도 기쁨이 있으면 슬픔이 있고 고난이 있으면 행복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인생은 한결같지 않고, 똑같은 상황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언제나 변화무쌍하다. 노후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노후라고 통틀어 말하는 은퇴 후 인생도 고정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노후준비도 흐르고 변하는 인생에 맞춰 준비해야 한다. 다시 말해 안정된 노후를 보내려면 노후의 육체적, 그리고 심리적 변화에 따라 준비할 필요가 있다.

물론 사람에 따라 노후생활도 각기 다르다. 어떤 사람은 오랫동안 건강하고 활력 있게 보내고, 어떤 사람은 은퇴 후 얼마 안 돼서부터 아픈 몸으로 취미생활 등에 흥미를 잃어버린 채 답답한 생활을 하기도 한다. 또, 아프다고 모든 사람이 노후를 불행하게 보내는 것도 아니며, 건강하다고 행복한 노후를 보장받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개인별 차이를 감안한다 해도 노후의 생활은 분명 단계별로 다른 색깔을 띠게 된다. 이를 은퇴 이후의 삶 3단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1단계_활동기] 은퇴 직후인 60세부터 70세까지의 기간을 말한다. 이 기간에는 많은 사람들이 막 시작된 제2의 인생을 충분히 즐기려는 마음이 강하다. 그래서 그동안 미뤄왔던 여행, 운동, 취미생활, 봉사활동 등을 활발히 영위하며 보내게 된다. 활동성이 많고 즐거운 일들을 경험하려다 보니 당연히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 이 시기를 위한 노후자금을 충분히 마련해놓아야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 그러나 이 시기에 너무 많은 비용을 지출할 경우 남아 있는 노후생활을 위험하게 할 소지가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 얼마든지 일을 할 수 있는 연령대이므로 일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보다는 소일거리 삼아서라도 돈을 버는 활동을 지속하는 것이 심리적, 육체적, 경제적으로 좋다. 굳이 일을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면 사회봉사와 같은 일을 함으로써 사회와의 연계를 놓지 않도록 한다.

[제2단계_회상기] 70대 초반부터 70대 중반까지를 회상기라고 말한다. 이 시기는 아직도 꽤 좋은 건강 상태를 유지하지만 60대와 달리 서서히 활동이 줄어들고 심리적으로 스스로의 인생을 돌아보게 된다. 또, 가족이나 지인들과 되도록 많은 시간을 보내기를 원하고, 자연과 함께하는 생활을 그리워하기 때문에 가족이나 지인들이 사는 곳 가까이나 기온이 온화한 곳, 자연풍광이 좋은 지방이나 농촌으로 이사를 가기도 한다. 건강은 좋아도 활동이 줄어들기 때문에 은퇴기간 중 생활비가 가장 적게 드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시기에는 심리적 안정 등을 위해 친구가 지나치게 줄어들거나, 사회와 교류관계가 끊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울증에 빠질 수도 있다. 무엇보다 가족이나 지인과의 시간을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동시에 종교단체나 사회봉사단체를 통한 봉사활동을 활발하게 하거나 자신보다 활동력이 떨어지는 노인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제3단계_간호기] 간호기는 70대 중반부터 시작된다. 이 시기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건강상의 문제가 드러나고 심각해진다. 결국 상당수의 사람들이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암, 뇌졸중, 치매와 같은 노인성 질병에 걸리게 된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의 간호를 필요로 하는 시기이다.

경제적으로는 의료비가 많이 들게 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준비해둔 은퇴자금이 모두 소진되기도 한다. 은퇴생활이 길어짐에 따라 생활비의 여유가 점점 없어지므로 노후생활 중 가장 힘든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노후설계에는 반드시 이때를 대비한 준비가 필수다. 간호비와 병원비, 생활비 등을 충분히 마련해두어야 한다. 참고로 요즘에는 장기간병보험 등도 상품으로 나와 있는 만큼 가족들에게 간병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한다면 이를 활용해보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

이렇듯 은퇴 후에도 우리의 인생은 막연하게 우리가 생각하고 부르는 노후라는 큰 이름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보다 구체적인 변화들이 존재하며 그 시기에 따라 생활양식과 필요비용에 큰 차이가 있다. 이를 염두에 두고 구체적인 은퇴시기별 계획을 세워야 보다 성공적인 노후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노후자금에도 이름이 있다

노후 자금에도 이름이 있다. 은퇴 후에 필요한 자금을 용도별로 나누어 놓고 은퇴를 준비하면 보다 구체적인 은퇴준비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지출할 때 역시 다른 용도로 정해놓은 자금을 건드리지 않게 되어 원만한 노후를 보내는 데 용이하다. 이런 목적에 따라 정해놓은 노후자금은 크게 다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① 은퇴생활자금 :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은퇴 후 소득이 없는 상황에서 생활비로 쓰일 자금이다. 이 자금을 마련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종신형 연금에 투자하는 것이다. 국민연금과 수익형부동산의 월세소득도 은퇴생활자금에 속한다.

② 여유자금 : 여행과 취미, 학습 등 은퇴 후로 미뤄두었던 일들을 하는 데 쓰게 된다. 자금의 용도가 비교적 지속적이지 않은 특징이 있다. 아무래도 은퇴 후기보다는 은퇴 초기에 활동성이 높아 여유자금이 쓰일 곳도 많으므로 생활자금처럼 종신지급될 필요는 없다. 따라서 여유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종신형 상품보다 수령금액이 많은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확정기간형 개인연금 상품이나 퇴직연금등이 적당하다. 은퇴자금 용도로 준비해둔 부동산도 이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다.

③ 비상예비자금 : 은퇴 후 비상시에 대비하기 위해 준비하는 자금이다. 은퇴 이후에는 정기적인 소득이 없거나 부족할 경우가 많다. 이 때 질병이나 장애 등 뜻하지 않는 목돈지출이 발생하게 되면 재무적으로 큰 낭패를 보게 된다. 따라서 반드시 비상시를 고려해 자금을 준비해놓아야 한다. 특히 간병비용 등의 의료비 지출을 대비해 보장성보험 등에 가입해야 하다. 이를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작은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