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골 감성훈련’ <br><br>훈련이라는 말에는 규율과 통제라는 의미가 담겨있고 서로 어울리지 않는 감성이라는 단어의 조합은 마흔을 코앞에 둔 나에게 생소하기만 느껴졌다. 산업카운슬러 1급을 하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과정이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모르는 사람들 앞에 나를 꺼내놓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참여하는 당일까지도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다.<br><br>내가 마음을 열어줄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는데.. 상대방이 나의 마음을 받아줄 자세가 되어있는지도 모르는데 하면서도 어지러운 머리속은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을 찾고 서서히 ST교육 속으로  빠지기 시작하는 나를 발견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우스울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지속되었고 새로운 내가 신기하기만 했다. 그러다 보니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볼까하는 괜한 두려움은 어느덧 마음속에서 사라지고 상황에 자유롭게 적응하기 시작했다.  내가 뻔뻔해지는 걸까?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첫날과 둘째 날은 재미가 있었다. 그러면서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파동이 이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런 느낌일까? 어제까지의 나와 오늘의 나는 외형상으로 변한 것이 하나도 없다. 환경도 변한 것이 없다. 그럼에도 나는 내 존재의 가벼움을 느꼈다. 무어라 형언할 순 없지만 감사의 마음이 절로 나온다.<br><br>더욱 놀라운 경험은 마지막 셋째 날이었다. 집단상담훈련. 답이 뻔한 내용의 질문은 왜 하시는 걸까라는 생각이 입안에 가득 찼지만 그래도 과정이니 우리 조의 의견을 구하고 결과를 도출해냈다.  당연히 결과에 합의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어떻게 우리의 결과와 똑같은 조는 하나도 없는 것인지. 공개토론을 해도 의견의 조율보다는 서로가 평행선을 달린다는 생각뿐이었다.  사람들의 생각이 이렇게 다를 수 있음을 처음으로 느껴보았다.  신기로울 따름이었다. 신선한 충격으로 앞으로 사람을 만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잊지말아야할 경험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br><br>여러모로 처음의 두려움은 과정을 진행해가면서 존재의 확인과 경이로움으로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새로운 분들을 만난 것도 즐거웠지만 그보다 새로운 나를 만나고 경험한 것은 잊지 못할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과정을 준비하고 진행해주신 이사장님, 원장님 그리고 삼일동안 뒷바라지해주신 송선생님께 감사드린다.   <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