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떠밀리듯 살아오다가

“떠남”의 여유를 누린다고 생각하니 집 떠나기 몇 일전부터 마음이 설레었다. 그래서 함께 가기로 한 정선생님과 이왕이면 부산투어를 마음먹고 새벽 6시 40분발 KTX를 수원에서 타고 비로써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은 시작이 되었다.

  부산투어를 마치고 2시에 부산 해운대 아르피나 호텔에서 낯선 얼굴들과 마주했다. 김양순 원장님의 오픈닝에 이어서 7ST공감소통을 주제로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낯설었지만 새로운 인연들의 시작에 기대감이 충만했다. 프로그램이 시작되면서 낯선 타인의 삶속을 들여다보기와 닫혀있던 나를 개방하기가 시작되었고, 점차 “내”가 “우리”가 되어가는 것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누군가 낯선 그들에게 “나”를 이야기하고 낯선 “그”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 그리곤 점차 “그”의 마음을 읽게 되고 “그”를 느끼게 되는 것, 각자 외로운 섬이었던 우리가 장미 한 송이를 들고 선 타인의 “그”에게 진정으로 다가 갈 수 있음이 경이로운 순간이였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저녁식사 후 머리털 나고 처음인 역할극 을 하게 되었다. 아직 카운슬러에 대해 정확한 이해가 부족한 나는 실전에 들어가기까지 아무 가닥도 잡지 못했다. 그런 나에 비해 다른 분들의 부족함이 없는 실감나는 연기력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나는 절절매다가 다행히 기억나는 “방문객”이란 정현종 시인의 시를 들려주며 맡겨진 카운슬러역을 가까스로 해냈지만 조언해주신 분의 말씀대로 객관적이지 못한 편향된 평소의 내 성향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그리고 낯선 잠자리는 밤늦도록 나눈 정담들로 꿈마저 포근했 다. 새벽 6시 이쁜 성화쟁이 정선생 덕분에 동백섬에 올라 바라본 부산은 참 멋지고 아름다웠으며 자랑스러웠다.

본래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성적인 나에게 “무인도 표류기”는 너무나 어려운 과제였으며 이성과 감성을 잘 아우르시는 분들을 보며 카운슬러의 역할에 대해 생각이 많았다.

아침식사 후 올림픽공원에서 진행된 브라인드 게임에서는 우리가 살아가는 곳이 무인도가 아님을, 때로는 용감하게 손 내밀어 도움을 청하는 일도 아름다운 일이란 걸 알게 되었다.

손이 아플 정도로 땀 흘리며 이끌어주신 오부근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오과장 역활 정말 대박 이였다. 진흑 속에 진주같은 오과장님의 연예계 진출을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오랜 경험과 분석된 세심함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해주신 김양순 원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며 1박 2일동안 제 삶에 다가와 주신 여러 방문객들께도 마음을 다해 감사의 인사와 안부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