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 감수성 훈련” 교육 연수를 마치고

산업카운슬러 교육생 62기 오봉욱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라는 측면에서 사회적 관계 안에서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즐거운 만남과 즐겁지 않은 만남을 갖게 된다. 하지만 그 만남 역시 무엇인가 자신에게 돌아오는 ‘이득’이 없이는 만남이 성사되지 않는 듯 하다. 그렇다면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속에서 외부에서 오는 자극을 어떻게 받아들였는가. 받아들였다면 무엇을 생각해보았는가‘를 떠올려보게 된다. 하지만 가장 무서운 것은 나를 둘러싼 외부세계에서 오는 ’자극‘에 대해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채 살아갈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한국산업카운슬러협회에서 진행하는 ‘7ST 감수성 훈련’을 참가하는 전까지 함께 교육을 받아왔던 동기들과 어떤 교육인지는 모르지만 무엇인가 기대를 하게 되었고, 그 기대속에 ‘내가 갖고 있는, 나의 감수성은 어떤가’를 생각하면서 1박 2일의 감수성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계룡산으로 출발하였다.

감수성 훈련에 참가하기 전에 한번 찾아보니, 인터넷 사전에 기록된 것을 보면, 다음과 같다. ‘감수성 훈련이란 열 명 안팎의 작은 집단을 만들어 참가자가 그 안에서 자유롭게 교류하면서 대인 관계를 개선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외향적이면서 내성적인 나에게 있어서 교육을 함께 받았던 이들 뿐만 아니라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 교류하면서 관계를 증진시키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니 떨린다.

감수성 훈련을 위해 출발한 계룡산 아래의 00 산장에서 자연속에 둘러싸여서 그런지 도시속에 살다가 오랜만에 자연으로 돌아간 것부터 나의 감성에 자극을 주었다. 그래서인지 강당에 모여 서로가 모르는 상황에서 어색하기보다는 언제 인사하지, 내 앞에 있는 사람들과 나는 무엇을 할까.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떨리는 마음으로 소중한 만남을 시작하였다.

편안한 마음으로 원으로 둘러싼 우리들은 서로를 바라보면서 내가 아닌 타인과 함께하는 방법을 신체활동을 통해서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신체활동을 통해서 어색함 뿐만 아니라 누군가를 내 옆에 모셔오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내가 불려가기를 기다리면서 나 자신을 개방한 듯 싶다. 역시 몇명의 사람은 여러번 이동하면서 굳은 얼굴이 밝은 얼굴로 변해가고, 서로를 바라보면서 웃음이 떠나가지 않았다. 이는 결국 쉬는 시간에도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말을 주고 받으면서 ‘소통’의 시간으로 이어졌다.

누구나 인생을 되돌아볼 수 있는 자서전을 써보고 싶어한다. 그래서인지 다른 사람과의 이어지는 만남은 상대방에 대해 궁금한 것을 질문하게 되고, 상대방에게 기쁨과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질문을 던졌을 때. 상대방은 저절로 나에게 자신을 보여주려고 한다. 또한 처음보는 사람에게 나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삶속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나를 믿어주고 신뢰하는 마음이 전해졌다. 자서전 속에 비춰지는 거짓이 아닌 진실된 나의 모습속에서 아마도 자신의 과거의 삶을 떠올려보게 되는 듯 하다. 그것은 결국 감성을 증가시켜주었고, 마음의 눈물을 끄집어 내주었다.

몇명이 한조가 되어 모두가 팀장으로 선발되고, 팀장이 되면서 다른 사람을 리더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기 보다는 자기 자신을 다른 이들에게 알리는 시간으로 마음을 열기 시작하였고, 그 신뢰하고 믿는 마음이 서로에게 전달되면서 상대방이 나에게 해주는 고마운 말씀은 나 자신에게 힘을 주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떻게 살아왔는가!, 나는 무엇을 향해 도전하고 싶은가!, 나는 OOOOO'' 그러면서 나 자신을 이해하게 되고, 나와 함께한 조원들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물론 그들의 손으로 전해진 마음이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따스함을 주었고, 그 따스함이 행복으로 만들어주었음을 느꼈다.

우리들은 사람과의 관계속에서 수많은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왔고, 그 안에서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그 자부심은 내용보다는 형식적인 면이 많았다고 생각이 되었다.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하기 보다는 나를 이해시키려고 노력했고, 그것이 성사되면 그 만남의 관계는 그것으로 마무리 되었던 지금의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나를, 나 자신을 자극했다.

식사를 마친 뒤, 잠시 훈련이 아닌 만남속에서도 나 자신을 드러내려고 하는 사람들의 모습속에서 훈련의 기쁨을 느꼈고, 그 안에서 성장하는 나를 보게 되었다.

새로운 조원이 모여 이제는 하나의 사례를 갖고 내담자를 중심으로 상담자와의 만남과 그 만남속에서 상담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사이코 드라마(심리> : 비슷한 환자들을 모아 놓고 즉흥적으로 연기하도록 하는 연극. 환자들이 이를 통하여 마음속에 있는 문제를 표현하도록 함으로써 환자를 분석하고 치료할 수 있다.’)를 조별로 준비하기 시작했다. 조별로 직장생활내 문제, 가정생활내 문제 등 다양한 주제로 짧은 시간동안에 각자의 역할을 정하고, 그 역할이 갖고 있는 마음속의 문제를 자유롭게 표현하면서 상황을 만들어갔다. 정말 모든 조가 열심히 상황을 보였고, 그 상황속에서 관찰하는 다른 조원들은 새로운 배움을 위해 질문을 던지면서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기억이 남는다면, 부족하지만 작은 아들의 역할을 맡고서 보였던 역할극이 실제 사례의 내담자인 분에게 무엇인가 생각할 수 있는 배움을 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것을 실제 가정내에 돌아가서 되돌아보고 싶고, 그 아들에게 좀더 다가갈 생각이라고 전해주시면서 나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그리고 가진 조별 즐거운 신체운동 훈련, 음악을 들으면서 조원들이 하나된 몸동작으로 표현하면서 부끄럽기보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저절로 움직이는 흥에 의한 기쁨시간을 가진 뒤, 즐거운 이야기로 마무리하면서 하루를 정리하였다.

다음날, 아침.....

계룡산으로 올라가는 시간. 눈으로는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고, 코는 자연이 만들어주는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입은 감수성 훈련을 함께하는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귀는 자연속에 묻혀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면서 나를 찾는 자아여행을 시작하였다. 그러는 동안 자연과 이야기를 나누고, 숲속을 걸으면서 명상을 하게 되었다. 다른 곳에서 보지 못한 특이한 나무, 얼어있기도 하지만 흘러내려가려는 물, 절에서 흘러나오는 목탁소리, 그리고 어디에선가 몰려온 사람들의 기쁨을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넓은 공터에 도착하면서 기념사진 촬영도 마치고, 그 안에서 눈감는 동안 나 자신을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을 믿고 몸을 쓰러트리기도 하고, 받쳐주기도 하면서 처음에는 긴장감에서 점차 편안함을 가져보았다. 나자신을 믿고 살아오는 동안, 얼마나 지치고 힘들었을까..하면서 이제는 내 옆에 있는 사람을 믿어보면서 감수성 훈련을 시작하였다.

내가 눈을 감고 상대방의 지시와 손을 통해 믿음을 갖고, 상대방이 눈을 감고 나의 지시와 손을 통해 믿음을 가지면서 산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산을 올라가면서도 올라갈 수 있을까.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막상 서로를 믿고 신뢰하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산을 올라갔다. 산으로 오르는 동안 느껴보지 못한 편안함, 아마도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이 기분을 갖고 사회생활을 한다면 지치거나 힘들때, 우울하거나 외로울 때 많은 힘이 되리라 생각된다.

훈련을 마치고, 감수성훈련을 지도해주신 원장님은 3가지를 전해주셨다.
‘감사하라!, 신뢰(믿은)하라!, 배려하라!’
소원을 비는 돌탑사이에 모인 우리들은 이곳에 왜 모였을까. 새로운 도전, 새로운 경험과 배움을 위해서, 아마도 각자의 마음속에 새겨진 그 무엇인가가 우리들을 이곳으로 불러모아주었고, 그 모임 속에서 지금의 내가 아닌 다른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 배움을 즐기는 마음,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 등 우리들은 하나쯤 배움을 갖고 간다.

정말 신기한 것은 산을 내려가면서 떠오른 것이...
눈을 뜨고 내려가는 것이 더 어려울 듯 싶었다.
그만큼 눈을 감고 험한 길을 올라왔지만, 내 옆에 있는 사람을 믿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감수성 훈련을 마무리하면서 가진 명상의 시간속에서
나로 인해 힘들었을 사람과 나에게 수호천사가 되어주신 분들을 떠올리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올해의 계획을 세워보면서 정리하였다.

촛불속에서 흔들리는 나의 마음.
감수성 훈련을 통해 그동안 멈춰있던 나를 움직여보는 시간이었다.

모두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면서 글을 마친다.

62기 오봉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