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에 서툰 나였기에 새로운 모임에 참석한다는 것이 그다지 설레이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계획하는 바를 이루기 위한 하나의 필수 과정이라고 생각하면서 참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달랐습니다. 1박 2일 짧은 시간이었지만 일정을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닫혔던 내 마음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
설득이 아닌 카운슬링의 자세로 상대방과 관계를 맺는다면 보다 부담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질문을 하고, 듣고, 또 내가 대답하는 가운데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여기에다 손을 꼭 잡으며 던지는 칭찬의 말 한마디가 그렇게 소중하게 다가올 수가 없었습니다.
손을 잡고, 눈을 바라보고, 귀를 쫑긋 세우고, 고개를 끄덕이며 열린 마음으로 아름다운 관계를 만들었습니다. 그 힘으로 어설프지만 사이코 드라마를 만들기도 했지요.
첫날을 마감하는 수호천사 훈련을 통해 조용히 그동안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로 인해 상처를 받았던 사람들을 떠올렸지요. 그리고 조용한 목소리로 다짐을 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몇 시간 만에 다시 보게 되었지만 무척이나 반갑게 느껴졌습니다. 하루라는 시간을 함께 보냈다는 것이 이처럼 관계를 풍성하게 만들지는 몰랐습니다.
직관력을 알아보는 시간에서는 보이는 것과 실제의 차이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외모, 행동 등으로 섣부른 판단을 하지 않았나 되돌아 보기도 했습니다.
간만에 화사한 봄 날씨의 여의도 공원은 색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내가 눈을 감고 걷거나, 눈을 감은 사람을 인도하거나 중요한 것은 신뢰이고, 그 신뢰는 책임을 다하는 것에서 온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카운슬러가 되기 위한 과정이 그리 녹록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머리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이해는 가능하지만 마음으로 느끼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에게 이번 감수성 훈련은 이처럼 참으로 많은 것을 주었습니다.
이제야 산업카운슬러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계속 정진하겠다는 다짐을 하며, 함께 해 주셔서 너무나 고마웠던 분들을 마음 속으로 떠올리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