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셋, 내 인생]

우리는 인생을 새로 시작해보고 싶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그러지 못한다. 손에 쥔 것들을 놓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작업한 내용을 모두 잃는다'는 두려움에 리셋 버튼을 누르지 못하는 것이다. 더구나 삶의 리셋 버튼을 누르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내가 이만큼 이루기까지 얼마나 노력했는데..."
"이 나이에 다시 시작한다고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
"처음부터 시작해 다시 여기까지 오자면 얼마나 더 고생해야 할지 모르는데......"

하지만 지금까지의 작업을 잃어도 좋다는 승인에 동의하지 않으면, 컴퓨터는 절대로 다시 시작하지 않는다. 

인생도 그렇다.
포기는 두려움을 없애주지만, 희망도 함께 지운다.

- 김난도의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