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창문을 열면 

여인의 속삭임보다

더 감미로운 금풍이 분다.

가을은 푸른하늘을 연다.

세상은 모든 것을 나눈다.

바람은 시원함을

공기는 상쾌함을

달빛은 그리움을

햇빛은 즐거움을

별빛은 세상의 눈이 모여

한꺼번에 반짝이는 것 같다.

이 모든 것이 생명이다.

가장 소중한 것은 거저이다.

이 나눔의 계절에 나는 무엇을 나눌까?

세상은 그리움의 천지이다.

연민을 가득품은

황금빛 들녘처럼

나도 나누고 싶다.

거저 나누고 싶다.

바람처럼 나누고 싶다.

가을은

삶과 존재의

궁극적이고 고행같은 것

넓은 가슴으로

가을의 들녘이 되고 싶다.

동학사 일초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