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봄의 한 가운데

벚꽃 진 자리애

파이랗게 잎이 피었습니다.

찬란햇던 꽃, 만개(滿開)의 추억 속에

벚나무는 잎이 더욱 파아랗게

추스립니다.

나무아랜 아직 다 마르지 않은 꽃잎의 흔적이

차분히 땅속으로 스며들면서

파아란 나뭇잎 사이로 꽃잎 떨어진 집에

건강한  검은 색 통일의 빛으로 열매가 올라옵니다.

창조의 손은 하늘 가득

나무의 우주에 힘을 쏟아붓고

열매의 속은 꽉찬 계절입니다.

까치 한  마리 날아와

봄의 성찬을 노래합니다.

김경완  시집/만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