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회가 있어 끝나고 시골집에 갔다. 저녁에 자다가 갈증이 나서 물을 먹으로 주방으로 갔다가 井華水(정화수)를 보았다. 새벽에 어머님이 떠놓으신 것이다. 정화수를 보니 예전에 할머니께서 우리 장독대에 자식들 손주들이 잘 되라고 빌던 그때가 생각났다. 지금은 그때와는 전혀 다르게 시대도 사는 집도 현대식으로 바뀌었는데도 어머니는 매일 우리 자식들이 잘 되라고 매일 새벽 첫 물을 받아서 장독대 방향으로 놓고는 무언가 두 손 모아 간곡히 빌고 계신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울컥했다. 우리 형제들 내 가족들이 모두 잘 되고 건강한 것이 바로 어머니의 간절한 마음에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니 어머니께 더욱 고맙고 죄송할 뿐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인사 방법을 바꾸었다. 고개 숙여하는 인사말고 어머니 아버지를 꼭 안아드리는 인사를 하며 집을 나섰다. 어머니는 내 가슴에 꼭 안기시고, 아버지는 나를 가슴으로 꼭 안아주셨다.  눈물이 울컥했다. 나이 45살이 되도록 아버지를 안아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너무 좋았다. 남자 대 남자가 아니었다. 부자 간의 포옹은 가슴의 포옹 이었다.

차를 타고 오는 내내 가슴에 따스함이 함께 했다.

어머니 아버지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