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계 감수성 훈련을 마치고 나서...<br><br>  춘계 감수성 훈련 보고서를 제출하라는 메일을 받고나서도 한참이 지났다.<br>어떻게 써야하는 지, 막막하기도 하고,  그날의 감성이 많이 무뎌진것 같아서 기억을 되살리며 써야 한다는 것에 어쩐지 좀 부담스럽기도 하고 그런 느낌이 들었다.<br>그래도 보고서를 써야 이수증을 준다니, 그날의 감성을 되살리면서 써보자고 마음먹으며, 이 글을 쓴다... ^-^<br><br>  사진 자료실에 들어가서 사진들을 보니, 잊혀졌던 그 때의 감동이 다시 살아나는 듯도 하다. 반가운 얼굴들이 보인다... 온전한 2박 3일을 함께 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진한 감동을 함께 나누었던 그리운 얼굴들이다...<br><br>  전문카운슬러교육 등록을 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않은 시점에 잡힌 감수성교육일정이 조금 걱정스러웠었다. 좀더 공부를 하고나서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지금 현재의 내 상황이 너무 복잡하기도 하고, 이틀간이나 외박을 해야한다는 사실이 부담스럽기도 해서, 한동안 망설이다가, 출퇴근교육이 가능하다는 얘기에 무리해서 훈련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마지막까지 주저하다가 참여했기에, 그리고 결정적으로 숙박을 하지 않는 참여방식이어서 감수성훈련 본래의 의미를 충분히 살리지못할거라는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게다가 첫날은 내 몸의 컨디션이 너무나 좋지않았다. 하루종일 계속되는 두통에 진통제를 두번이나 먹고도 멈추지않는 두통을 끌어안고 교육장으로 향했다.<br><br>  하루종일 추적추적 내리는 봄비를 맞으며, 교육장으로 향하는 내 발걸음은 너무도 무거웠다. 게다가 첫날부터 지각이라니... 충무로 역에서 내려서 남산골 교육장으로 향하는 도중에 마주하는 필동의 거리풍경은 기대감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내 맘을 보여주듯 느릿느릿 이어진다.  도심속의 낯선 오솔길을 걸어올라가자 날 맞이하는 마당넓은 교육장은 마치 조용한 산속의 산장같다.  비교적 넓다란 마당이 있고, 낯선 방문객을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마주 바라다 보는 게으른 강아지와 함께 빗물을 머금은 싱그러운 어린 나뭇잎들, 이 모든 것이  나를 반겨 맞아주는 듯 하다. <br><br>  늦게 도착한 탓에 사전 설명을 듣지 못한채 바로 고흥화교수님의 강의를 듣게 되었다. ''''산업카운슬러의 이론과 실재''''라는 제목의 강의를 들으면서도 쏟아지는 두통으로 겨우 시간을 메워나간 듯 하다. 나름대로 집중하려고 노력하면서 강의를 들었다. 차츰 머리가 맑아져옴을 느낀다. 현대 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이에 따른 카운슬링의 필요성에 대한 선생님의 강의는 한편으로 내가 왜 이자리에 왔나 하는 해답의 일단을 제공하는 것도 같다.  모두 다 낯선 얼굴들, 각자 다양한 삶의 편린과 경험들을 가슴에 안은채 이 시간, 이 공간을 함께 점유하고 있는 사람들, 이들과 어떤 모양으로 관계를 맺어나갈수 있을지가 내겐 또 하나의 숙제처럼 다가온다. 새로운 환경에 부딪힐 때마다 갖게되는 불안감과 두려움이 또 다시 시작 되는 것 같아 불안해 지기도 한다.<br><br>  그런 기대감과 두려움속에 그렇게 감수성훈련의 첫날이 시작되었다.<br>약간의 어색함과 서먹함 속에 저녁식사를 마치고, 상대와 관계맺는 훈련으로 첫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지난번 여의도 강의실에서, 권경인 교수님과 함께 했던 집단상담 맛보기가 생각난다. 텔레가 통하는 사람을 찾아내는 것, 난생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눈을 맞추고 마음을 열고싶은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기도 하다. 나와 텔레가 맞는 사람은 누구일까. 어떤 사람이 나에게 눈을 맞추고 있나...  처음 짝을 맞춰서 서로 자신의 얘기를 하기 시작한다.  나는 이런 사람이에요. 이렇게 살아왔어요. 이런일을 하고 싶어요.....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우리의 만남의 장은 열리고 있었다.<br><br>  쉽지않다.  유난히 낯가림이 심한 나로서는 낯선 사람과 눈맞추기도 쉽지않은데,  나를 온전히  열어보이는 것은 더더욱 힘들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서, 어디까지 이야기를 꺼내야할지, 어느정도선 까지 나를 열어야 하는 건지... 두사람으로 시작해서, 세사람,  나중엔 좀더 넓은 관계로 폭이 넓어지고,  나와 마주대하는 상대방에 따라서 나의 이야기의 폭도 조금씩 달라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짧은 시간속에서도 여전히 조금 더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려 하는 나의 한계가 또 보인다. 그래, 아는 만큼 넓어 지겠지, 내가 나를 의식하는 만큼, 좀 더 열리겠지,,, 불안감이 기대감으로 변하는 지점임을 느끼며 저녁 프로그램을 마쳤다.<br><br>  숙박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끼리 종종거리며 내려와 집으로 가는 전철에 몸을 실었다. 피곤함이 밀려든다.  아, 뭔가 되는 걸까? 공연히 무리해서 상황만 악화되는 건 아닐까?  무언가를 시작하면 집중해서 몰두하는 나의 성향상, 이번 교육도 온전히 참여해야만 될거라는 생각이<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