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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제목

유선덕님의 글입니다. ><br>가을이면 어김 없이 시간을 앓는다.<br>겨울을 예비하는 힘겨운 작업이<br>형형색색의 아름다움으로 흐드러지는 것을 볼 때면,<br>나는 인생의 절정에서 다음을 위하여 <br>무엇을 벗을 준비하나?라는 질문을 한다.<br><br>아이들이 어렸을 때,<br>가족과 함께 다분히 복합(?)적인 목적을 위하여<br>사북을 여행한 적이 있었다.<br>도착하기 전까지<br>지리적, 경제적, 환경적 등등 <br>얄팍한 모든 지식을 총동원하여 <br>어린 것들에게 실컷 정보를 전하고 있있다.<br>막상<br>험한 고개고개를 넘어 사북 탄광촌에 도착했을 때,<br>산만큼이나 높이 쌓여져 있는 탄더미들,<br>폐허가 된 상가 점포들,<br>빈 집 투성이인 아파트들,<br>약품이 녹아 흐르는 개천,<br>일 없는 동리에서 맥없이 거니는 사람들...<br><br>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br>너무나 두렵고 쭈뼛한 공포였다.<br><br>설레며 여행의 목적지에 도착했으니<br>이제 슬슬 이야기 보따리와<br>찬찬히 훑어 봐야 한다는 남편을 닦달하여<br>빨리 이 고개를 넘어 도망치자고 <br>나는 소리쳤다.<br>아무 영문도 모르고<br>평소면 호랑이도 잡을 듯 <br>씩씩한 마누라의 겁먹은 얼굴만 어리둥절하게 바라볼 뿐<br>가여운 남편은 <br>열심히 페발을 밟았다.<br><br>지금도 그 때 <br>나의 두려움이 가장 의아스러운 부분이기도 하다는 내 남편은<br>기본적으로 세상과 삶에 대하여 <br>내 스스로 얼마나 작은 존재라는 한계때문에 <br>몸부림치는 성향의 아내라는 것을<br>알아가고 있다.<br><br>세상을 살면서<br>누군가는 세상보다 커다란 자신을 바라보는가 하면<br>누군가는 세상보다 너무나 작은 자신때문에 몸부림친다는 <br>그 미묘한 차이점...<br><br>나는 가을이면<br>풍성했던 시간으로부터<br>또 다음의 도약을 위해<br>가벼워져야하는 시간으로의 준비를<br>어떻게 하는 것이 <br>정말 지혜로운가에 대한 생각에 빠진다.<br><br>많은 옷을 벗고,<br>가벼워져야 할 뿐만 아니라<br>마지막과 아울러 내일을 준비한다.<br>아무 것도 소유할 수 없는 삶이려니 하는 생각과<br>한 시도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불꽃과 같은 아름다움이라는 <br>이율배반을 곱씹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br><br>왜 상담과 인간이해에 대한 공부를 하는가?<br>내게는 너무 어려운 질문이다.<br>나는 일에 대한 원대한 계획이 있지는 않다.<br>다만 시간이 흘러도<br>나의 삶과 시간과 노력이 <br>높이 쌓여는 있되<br>아무 가치도 없는 탄더미들과 같이 되고 싶지 않을 뿐이다.<br>그리고 나를 알아갈 뿐이다.<br><br>2007. 11. 15.<br>유선덕<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