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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님의 글입니다. >5월 12일 금요일 오후<br>퇴근하자마자 달려간 남산골 연수원은 생각보다도 더 아담하고 따뜻한 장소였다. <br><br>나를 발견하는 여행으로 삼으리라 단단히 마음먹고 나선 길이라<br>연수원 앞 아직 해가 지지 않은 남산 자락에서 <br>주말동안의 일을 단도리하고 핸드폰 전원을 과감히 꺼버렸다. <br>저녁식사 후에 올라온 선생님들과 만날 수 있었다. <br><br>늦게 도착한 터라, 오후 특강이 어떤 내용이었을까 궁금해하고 있는데<br>역시나, 송유미 대리님이 강의 자료와 식사를 챙겨주었다. <br>발성훈련과 음색훈련부터 슬쩍 끼어들었다.<br>요즘 고민하고 있는 것이, <br>감정을 전달하고 싶은 대로 표현하는 기술이 참 부족하다는 점이었던터라<br>다른 선생님들의 발성이나 음색에 사뭇 귀기울여졌다. <br><br>아늑한 테라스에서 대화를 나누는 선생님들을 뒤로 하고<br>방에 들어가 조곤조곤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br>일주일간의 피로가 몰려왔는지 나도 모르게 스르르 잠이 들고 말았다. <br><br>둘째날, 아침식사후에 본격적인 감수성 훈련이 시작되었다. <br>두 사람이 짝이 되어 20분씩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시간. 짧은 시간에 나를 이야기하는 것도 어려웠지만, 상대방을 파악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 사람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직업, 가족, 살아온 과정, 느끼는 감정, 성격 등 다양한 면모를 서로 연관지어 생각해야지, 한 부분만을 가지고는 그를 안다고 할 수 없을 것 같다. 잊고 지냈던 나의 지난 시간 - 아마도 부끄러웠기에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듯 싶다-을 타인의 목소리로 듣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br><br>오후에 남산 산책로에서 한 공동체 훈련은 전체 일정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다. <br>눈을 감고 뒤로 넘어지는 나를 잽싸게 잡아준 든든한 파트너.<br>눈을 감은 채 파트너의 손만을 잡고 전혀 알지 못하는 길을 한발한발 오를 때에,<br>처음에는 불안하고 넘어질까 두려워 매 걸음이 조심스러웠지만<br>파트너를 신뢰하고 한발 두발 옮기면서 파트너의 신호대로 그 위치에 땅이 있다는 것을 느낄 때<br>그 희열-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겠다-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벅찬 느낌이었다. <br>반대로 내가 그를 안내할 때에는, 신호하랴, 앞길 살피랴, 방향보랴, <br>한두발짝 앞만 보다가 자칫 다른 길로 갈까봐 여간 조심스럽지 않았다. <br>이렇게 어려운 안내를 나의 파트너가 할 동안 나는 편안하게 아무 걱정 없이 발걸음을 떼었구나라는 생각.<br>두 사람이 한 사람을 같이 안내할 때에는, 서로의 호흡이 얼마나 중요한지,<br>다른 안내자가 있다고 안심하고 내 역할을 허투로 할 수는 없었다. <br><br>팀을 이루어 질문에 따라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시간. <br>질문지를 보며 나의 대답을 생각해보다가,<br>내가 미처 생각해보지 않은 나에 대해서 깨닫게 되었다. <br><br>같은 상황을 보는 각기 다른 생각의 차이를 가치관으로 인정하고 이해하는 훈련, <br>실제로 상담을 하면서 다양한 사례를 접하는 선배 선생님들의 경험 이야기를 들으면서<br>다른 가치관을 인정하는 사회,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br>한편, 둘이 무릎대고 앉아 자신의 입장만 들이대는 식의 큰소리대화나 상대에게 내 입장을 설득하는 훈련에서, <br>나는 아직 ''''''''나''''''''를 제대로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반성하게 되었다. <br><br>촛불의 시간.<br>나는 그동안, 나 자신을 충분히 사랑하지 못하였던 것에 대해서 <br>그리고 그보다 더 나에게 가까운 사람들 - 가족과 친한 친구들 -에게 함부로 대하고 <br>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제대로 전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서 반성하였다. <br>열정만 앞세워 그동안 위험한 일도 참 많이 하였는데<br>지금까지 특별한 사고 없이 지내온 것을 생각하면 진정 나에게 수호천사가 있음이,<br>아니 아주 많은 수호천사들이 나를 지켜주고 있음이 분명하다. <br><br>이번 훈련에서도 막내라고 -살가운 짓도 할 줄 모르는 나인데도 - <br>많은 선생님들의 귀여움을 받고 따뜻한 격려를 받았던 것 같다.<br>둘째날 저녁에는 늦은 시간이었지만 맥주파티를 하며 더 많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br>특히 마지막날 따뜻한 손을 타고 전해오는 진심의 이야기들.<br>부드러운 가운데 강건한 카리스마의 매력을 가지신 선생님, <br>커리어 우먼의 쉽지 않은 길을 멋지게 유지한 존경스러운 선생님,<br>훈련 끝난후에 남은 주말엔 가족과 함께 남산나들이를 하겠다던 선생님,<br>근사한 가곡을 선사해주신 선생님, <br>처음 배웠다는 꼭지점 댄스를 너무나 잘 소화해 내시는 선생님, <br>나도 모르게 동의해버리는 설득력을 가지신 선생님, <br>훌륭한 선배 선생님들과 시간을 함께 하면서 정말 기쁘고 행복하였던 것은<br>한분 한분이 나의 앞으로의 인생의 롤모델이 되실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br><br>여러 교육을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늘 쉽지 않았는데, <br>2박3일동안 혼자서, 뒤에서 그림처럼 모든것을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