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초등학교 3학년 학력고사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가 등장했다. 사슴이 거울을 보고 있는 그림이 제시되었다. 그림의 아래에는 다음과 같은 문항이 등장했다. '사슴이

 ( )( )( )봅니다. 괄호를 채우시오.'

학생들은 괄호 안에 뭐라고 적었을까. 대부분의 학생들은 '얼굴을' 혹은 '거울을"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어느 학생들은 기상천외한 대답을 내놓기도 했다. '(미)(쳤)(나) 봅니다. 혹은 (돌)(았)(나) 봅니다.'가 그들의 대답이었다.

학생이 야단을 맞았을지 꿀밤을 맞았을지 궁금하다. 내가 교사라며 이러한 답안에 관해 어떤 평가를 내리고 어떤 멘트를 날렸을까. 아마 나는 칭찬했을 것이다. 두 가지 차원에서 말이다. 먼저 이러한 답안에서 학생의 창의성이 엿보인다. 특이하다는 점만으로도 박수를 받기에 충분하다. 다음으로 이 학생은 은근히 유머러스하다. 그 점에서 또 칭찬했을 것이다.

-꽃보다 중년, 유머가 답이다-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