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조이산어록(正祖李祘語錄) - 독서-1

- 독서를 게을리 하면 판단력이 떨어지게 된다

옛사람은 일을 만나서 사리를 파악할 때에 반드시 두 겹, 세 겹 빈틈없이 꿰뚫어 보았었다. 그런데 지금 사람은 반 겹도 꿰뚫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일이 앞에 닥치면 망연자실하여 어떻게 조처해야 할지 모르니, 이는 바로 글을 읽지 않아서 그런 것이다.

古人遇事見理. 必透得二三重. 今人不惟不透得半重. 事到眉頭. 茫不知如何措置. 此政坐不讀書耳.

[네이버 지식백과] 독서를 게을리 하면 판단력이 떨어지게 된다 (정조이산어록, 2008. 1. 25., 고전연구회 사암, 손인순)

- 독서는 체험이 가장 중요하다

독서는 체험(體驗)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 참으로 정밀히 살피고 밝게 분변하여 심신(心身)으로 체득하지 않는다면 날마다 수레 다섯 대에 실을 분량의 책을 암송한다 한들 자신과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문청공(文淸公) 설선(薛瑄)이 말하기를, "독서를 함에 있어서 착실히 마음으로 인정하게 되면 도리(道理)가 약동하는 듯이 마음과 눈 사이에 들어와 문자와 언어에 얽매이지 않게 된다." 하고, 또 말하기를, "독서를 오래도록 하여 깨달은 글 속의 이치가 자신의 몸속의 이치와 하나하나 부합되어야만 비로소 참으로 터득하는 것이 있게 된다." 하였다. 나는 일찍부터 이 말을 사랑하였으니, 진실로 참다운 마음과 참다운 학문이 없었다면 이렇게 말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敎曰. 讀書最好體驗. 苟不能精察明辨. 體貼心身. 則雖日誦五車. 更管自己何事. 薛文淸之言曰. 讀書著實體認. 則道理躍如. 皆在心目之間. 不爲文字言語所纏繞. 又曰. 讀書之久. 見得書上之理. 與自家身上之理. 一一契合. 方始有得處. 予嘗愛此言以爲苟無實心實學. 不能作乃爾語.

[네이버 지식백과] 독서는 체험이 가장 중요하다 (정조이산어록, 2008. 1. 25., 고전연구회 사암, 손인순)

- 역사책을 읽으며 세상의 이치를 알아간다

독서하기에는 역사책이 가장 긴요하고 절실하다. 한 가지 일을 보면 이해(利害)를 환히 알고, 한 사람을 상고해보면 현명함과 어리석음을 즉시 알 수 있으니, 만약 지난 일을 환히 알고 전 시대 사람을 분변할 줄 안다면 옛날을 바탕 삼아 오늘을 비추어보는 효험을 날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漢)나라는 경술(經術)을 중시했으나, 『시경』 에는 칭송과 풍자가 있고, 『서경』은 고(誥)와 훈(訓)에 충실하였고, 『춘추』는 포폄(褒貶, 옮고 그름, 혹은 선악을 판단하여 결정)을 엄히 하였으니, 이는 모두 역사를 기술하는 방법이다. 그러므로 한나라 유학자는 전공하는 학문 중에서 『춘추』를 더욱 숭상하였고, 국가의 중대 논의 때마다 『시경』과 『서경』을 인용하였으니, 이것이 또한 가장 긴요하고 절실하다는 증거이다.

讀書. 史爲最切. 纔看一事. 便瞭其利害. 纔考一人. 立辨其賢愚. 若其能瞭於往事. 能辨乎前人. 則資古鏡今. 效驗日來. 漢重經術. 而詩有美刺. 書謹誥訓. 春秋嚴褒貶. 皆史之道也. 故漢儒專學. 尤尙春秋. 國家大議. 動引詩書. 此亦其最切之證.

[네이버 지식백과] 역사책을 읽으며 세상의 이치를 알아간다 (정조이산어록, 2008. 1. 25., 고전연구회 사암, 손인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