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녘 농부가 수확을 마치고 어스름 속에서 신에게 감사의 기도를 올리는 장면, 바로 프랑스의 화가 밀레의 '만종'이다. 밀레는 지금은 세계적으로 알려진 화가지만 처음부터 그의 그림이 인정받았던 것은 아니다. 그의 그림을 눈여겨 본 사람은 평론가들이 아니라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명제를 남긴 사상가 루소였다.

작품이 팔리지 않아 가난에 허덕이던 밀레에게 어느 날 루소가 찾아와서, 그의 진가를 알아 본 사람이 그림을 사겠다는 희소식을 전하며, 밀레에게 300프랑을 건네주었다. 입에 풀칠할 길이 없어 막막하던 밀레에게 그 돈은 생명줄과도 같았다. 또 자신의 그림이 인정받고 있다는 희망을 안겨 주었다. 시간이 지나 루소의 집을 방문한 밀레는 그의 거실에서 그 때 그림을 목격하고, 눈물을 글썽였다.

가난에 찌들려 있는 친구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한 루소의 사려깊은 행동이었다. 젊은 날의 이러한 소중한 우정은 인생을 아름답게 사는 밑거름이 된다.

우리 주변에 따뜻한 배려가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지, 한번쯤 둘러보는 우리 모두가 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