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엔 그랬었다.

주부들의 하룻동안 동선이 너무 많다고.

부엌에서 마당으로, 마당에서 안방으로,

안방에서 사랑채로, 사랑채에서 화장실로 갔다가

다시 부엌으로 향한다.

그러해서 하루의 동선이 너무 많아서 힘이 든 것이라고.

그 덕분에 지금의 아파트가 생겨났다.

동선을 줄일 목적으로.

그런데 아파트는

동선이 너무 짧다.

동산이 짧으니 운동량도 너무 모자라 병에 걸리기 일쑤다.

아파트에는 화장실도 안방도

응접실도 주방이나 식당도 모두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그래서 동선이 너무 짧아졌다.

적은 공간에서 움직임이 없으니

자연스레 병이 들고 만다.

어느 편이 좋을까?

긴 세월 살다보니 그나마도 옛날것이 더 나은 것 같다.

구태여 헬스장이나 사우나를 다니지 않아도

자연스레 운동이 되었었으니까.

지금은 그 시절이 그립다.

김순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