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건망증도 있더라구요.

나이가 70살이 훨씬 넘어가고

오라고 하는 사람이 조금씩 줄어드니

비싼 휴대폰은 가져서 무엇하리 하는 마음에서

아주 싼 휴대폰을 샀답니다.

그런데 이놈의 휴대폰이 너무 밧데리가 쉽게 소비되는 겁니다.

아침에 만땅을 채워 가지고 나갔는데도

어떤 날엔 갑자기 먹통이 되곤 해서

수리점에 가져갔더니 그러더군요.

휴대폰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요.

어제도 그랬어요.

아침에 만땅으로 충전한 밧데리가 점심을 먹고 나니

다 없어진 겁니다. 그러노라 휴대폰은 불덩어리가 되었고요.

왜 이러지? 하면서 한참을 생각하다

자동으로 꺼지는 것 말고

일부러 끄는 버튼을 눌러서 껐더니만

그때서야 밧데리가 그대로 있는 거였어요.

그러고보니 밧대리가 그리도 쉽게 닳았던 것은

휴대폰을 일삼아 끄지 않아서 그랬던 것입니다.

아니죠. 끄는 것을 아예 잊어버렸었단 말입니다.

아이고오. 나이가 드니 이런 건망증도 다 있더라고요.

나 참. 기가 막혀서.

할 일은 하지도 않고 휴대폰이 싼 것이라 탓만 했지 뭡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