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보 박사님께서 쓰신 "동.서유럽과 터키 둘러보기"란 책에서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한국에서 오신 할머니와의 대화가 우리나라 효도 관광의 면모를 너무 잘 보여주는 것 같아 옮겨 본다.

이 박사님 : "어디서 오셨습니까?"

경상도 할머니 : "경상도 거창에서요"

이 박사님 : "단체관광 오셨군요"

경상도 할머니 : "그런가 봐요"

이 박사님 : "몇 분이 오셨나요"

경상도 할머니 : "영감따라 저기 있는 사람들과 왔지요"

이 박사님 : "어디 어디를 보셨나요?"

경상도 할머니 : "몰라요. 그냥 저 사람들만 따라 다녔으니까요"

이 박사님 : "몇일간 인가요"

경상도 할머니 : "한 열흘쯤 됐는가봐요"

이 박사님 : "재미있던가요?"

경상도 할머니 : "예, 여기 저기 볼만 하대요"

나는 속으로 어이없어 하면서도 이른바 료도관광으로 프랑크프르트로 햐서 파리와 로마를 보고 암스테르담을 거처 서울로 돌아가는 할머니라 짐작 할 수 밖에  -중략- 

해외 여행을 다니는 많은 나라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해외에서 만나본 경험이 있다 그 분들의 참으로 진지하고 학구적인 모습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이 박사님이 소개해주신 단편소설 같은 경상도 할머니와의 대화를 읽으면서 박사님이 왜 이 대화를 여행기에 써 놓으셨을까를 가슴 깊이 되새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