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잘 놀아주는 아빠는 아이들과 정서공유를 잘한다. 아이들의 즐거움을 공유하는 능력이 있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아이들과 공차기를 하는 아빠가 있다. 아이들이 공을 차며 즐거워하며 '슛 골인!'을 외친다. 그런데 만약 아빠가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아주 심드렁하게 '그래, 골인이다'라고 중얼거린다면 어느 아이들이 이 아빠와 노는 것을 즐거워하겠는가? 잘 노는 아빠들은 아이들의 고함소리에 맞춰 '슛, 골인!' '와' '야'를 연발한다. 가끔 아이들보다 더 오바를 해서 썰렁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그런 아빠를 사랑한다. 아빠와 노는 것을 저녁마다 기다린다. 노는것은 정서를 공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놀이를 통해 얻어지는 정서공유의 기술은 인간 의사소통의 핵심이다.

   모처럼의 가을여행에서 아내가 흥분해서 이야기한다.

   "여보, 너무 좋다. 우리 내년에도 또 오자."

   감탄사를 연발하는 아내에게 썰렁한 남편은 담배 끝을 씹으며 한마디 한다.

   "참나....... 단풍 처음 보냐?'

   이런 남편을 X-레이 찍어보면 대부분 간이 부어 있다.

   아내가 기뻐하고 즐거워하면 같이 기뻐하며 흥분해야 그 기쁨은 두배가 된다. 그래야 모처럼 함께한 여행이 의미가 있다. 아내의 감탄을 공유할 때 아내는 사랑을 느낀다. 사랑한다는 것은 정서를 공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서공유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의사소통 단위이다.

발췌 : <노는 만큼 성공한다> 김정운 전 명지대 문화심리학 교수 저, 21세기북스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