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20대는 "사토리 세대'로 불린다. 옮기자면 得道 세대. 즉 욕망하지 않는 세대를 말한다. 1990년대 이후 일본은 거펌경제의 붕괴와 함께 장기불황의 늪에 빠져들었다. 현재 일본 대다수 젊은 층은 비정규직 노동자로 불안정한 삶을 살고 있디. 그런데 2010년 '일본 국민생활 만족도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일본은 충격에 휩싸였다. 20대의 70.5%가 '나는 지금 행족하다'고 응답한 것이다. 이는 조사가 실시된 이래 최고치였다. 반면 같은 조사에서 일본의 30대는 65.2%, 40대는 58.3%, 50대는 55.3%만이 만족하다고 대답했다.

   어떻게 과거 세대만큼 돈을 벌지 못하면서 자신의 삶에는 만족하는 걸까? 도쿄대학원 박사과정에 잇는 26세의 젊은 사회학자 후루이치 노리토시가 쓴 <절망의 나라의 행족한 젊은이들> 이언숙 옮김, 민음사 펴냄-에서 이 질문에 답한다. 오늘날 젊은이들의 '행복'은 '희망적인 미래'를 기대하지 않기에 가능하다고. 즉 일본의 젊은이들은 더 이상 경제성장을 기대하지 않는다. 대신 일상을 다채롭게 해줄 소소한 만족을 찿는다. 유니클로에서 옷을 사고, 맥도널드에서 식사하며, 집에서는 유튜브를 본다. 가구는 이케아에서 구매한다. 그렇게 돈을 들이지 않고도 나름대로 즐거운 일상을 보낼 수 있는 셈이다. 2011년 요미우리 신문은 '성인의 날'의 사설에서 "전철에서 게임만 하고 휴대전화에 몰두하는 젊은이를 바라보면, '이대로 괜찮을까?'라는 걱정이 앞선다"고 썼다. 다른 언론은 그들을 "물건도 사지 않고, 해외여행도 다니지 않고, 정치에도 관심이 없으며, 초식생활을 하며 내향적"이라고 단정 지었다.

  나는  여기에 묘사된 일본인과 한국 청춘들의 현실은 놀라울 만큼 닮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수 없다. 한국의 20대 또한 온순하게 시회화된 제2 '득도세대'가 될 것인가? 쉽지 않은 질문이다.

발췌 : 2014년 12월 27일 자 <매일경제>A24 김슬기 기자 서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