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형빈 등 스타 9명 재능기부…

가출·왕따 중학생 고민 들어줘

서울 은평구 충암중학교에서 15일 오후 특별한 입학식이 열렸다. 한때의 분노를 참지 못해 폭력과 가출, 술·담배를 했던 기억, 왕따의 아픔 등 저마다 상처를 지닌 남자 중학생 서른 명이 주인공이었다. 이들은 '프렌드'(친구)와 '중딩'(중학생을 뜻하는 은어)을 합쳐 만든 '프렌딩 스쿨'의 1기 동창생으로 이날 처음 만났다.

 이들의 '명예담임' 개그맨 윤형빈·홍인규씨, 이종격투기 선수 서두원씨도 참석했다.프렌딩 스쿨은 왕따 예방 캠페인 등을 해온 비영리단체 '프렌딩'과 서울 서부경찰서 권혁범 아동청소년계장, 지역 중학교 선생님들이 머리를 맞대 만든 프로그램이다.

 12주간 스타들이 돌아가며 일주일에 한 번, 두 시간씩 1일 담임을 맡아 고민과 꿈을 들어주고 희망을 함께 이야기하는 '방과후학교'다.

프렌딩 백두원(42) 대표가 스타들을 섭외했다. 이날의 명예담임 3명 말고도 시각장애인 개그맨 겸 가수인 이동우씨, 가수 박상민·김장훈씨 등 9명이 동참했다.이날 윤형빈씨는 "하기 싫은 일도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쿨하게 하다 보면 진짜 즐기게 된다"고 말했다.

홍인규씨는 "넌 눈이 초롱초롱해 '초롱이'"라는 식으로 각자 별명을 지어줘 아이들을 웃겼다. 부상으로 목발을 짚고 온 서두원씨는 "학교에서 못 하는 얘기, 궁금한 얘기 다 물어보고 잘해보자!"라고 화끈하게 인사했다.아이들은 반별로 다음 수업 때까지 일주일간 지킬 자신과의 약속도 정했다.

 '수업 시간에 안 자기' '결석 안 하기' '서로의 이름 외우기'였다. 충암중 안길전(54) 선생님은 "어려움을 딛고 성공한 스타들의 경험이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모(14)군은 "TV서 보던 형빈이 형을 만나니 실감이 안 났는데 '나도 너희처럼 다리를 꼬고 앉고 선생님 말을 안 듣던 시절이 있었다. 다 이해한다'고 말하니 마음에 와 닿았다"고 말했다.

[출처] 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