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왜 아내 생일 선물로 '엉뚱한 물건'을 사주는 걸까. 회사원 이서윤(34)씨는 지금도 결혼 후 남편이 사온 첫 번째 생일 선물을 잊지 못한다. 이씨 남편은 "생일 축하한다"라면서 "이건 보석으로 치면 까르티*이고, 자동차로 치면 벤*와도 비슷한 것"이라는 말까지 낮고 부드럽게 곁들였다고 했다. 대체 그게 뭘까. 기대감을 안고 풀어 보니, 상자 안엔 새까만 무선 마이크가 하나 들어 있었다. 이씨는 그걸 조심스레 들어 올렸다. 아무리 봐도 마이크였다. 요리 보고 조리 봐도, 노래방 마이크였다.

아내가 '티파* 블루' 박스를 꿈꿀 때, 남편은 초록색 텐트를 “네가 꿈꾸던 그 민트 블루”라며 선물로 내민다. 선물이 눈물이 되고, 쇼핑이 쇼킹이 되는 순간이다.

"이게, 뭐야?" 이씨 남편은 해맑게 히죽 웃었다. "너 노래하는 거 좋아하잖아! 이거 엄청 유명한 업체에서 비싸게 주고 산 거야. 고장도 안 나고, 노래 저장도 할 수 있고, 녹음도 된대. 좋지?" 이씨는 그날 이후 노래도 안 부르고, 노래방도 안 다닌다.

나 역시 남편의 선물에 여러 차례 좌절을 겪었다. 결혼 후 첫 생일을 며칠 앞둔 어느 날, 남편은 조심스레 물었다. "최신형 소* 헤드폰 하나 사줄까?" 참고로 남편은 음악광(狂)이고, 나는 아니다. 5초 정도 할 말을 찾지 못하다가 물었다. "왜?" 남편은 대답했다. "이거 좋은 거야. 이걸로 음악을 들어보면 너도 반할 거야." 나는 또 물었다. "왜?" 남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