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겨울이
추위와 함께 찾아옵니다.
추위를 반기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천만 년 전 그 겨울처럼
잊지 않고 또 곁을 찾아준
추위와 이번 겨울에도
친하게 지내야 합니다.

살다보면,
별로 친하게 지내고 싶지 않은
수많은 일상들과 친하게
지내야 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즉,
가까이 할 수도 멀리 할 수도
없는 것도 있습니다.

철마다 달라지는 날씨가
그런 것 같습니다.
지금 막 삶의 공간에
다다른 겨울이면 추위와,
여름이면 무더위와,
봄이면 봄대로
가을이면 가을대로 그
계절과 친해져야 합니다.

삶의 힘듦이 그렇습니다.
삶의 난제가 그렇습니다.
삶의 옹이가 그렇습니다.
삶의 생채기가 그렇습니다.
속한 형편이 그렇습니다.
리스크가 그렇습니다.
사람이 그렇습니다.

바꾸기도 피하기도 절대
불가능한 것이라면
어렵고 불편한 그 상황과
친해지려는 삶의 자세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동시에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스스로는 누군가에게 정말
친한 존재인지 말입니다.
누군가에게 성가시지만
어쩔 수 없이 친해져야 하는
겨울의 추위인지,
아니면 진정으로 친하고 싶은
겨울 속 따스함인지….

천만 년 후에도 다시 올
추위와 친해져야 하는
부쩍 쌀쌀해진 겨울아침,
겨울은 삶이기 때문에
지난해보다 더 친해야
한다는 생각을
겨울 뜨락에서 해봅니다.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지혜도
고민하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