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 해 동안
여러 모양으로 움직여온
삶과 경영의 자취들을 갖가지 지표로
정리해보는 결산의 시기입니다.

정량적이든 정성적이든,
결산지표 속에는 한 해의 궤적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좋은 성과도 있지만 원치 않은
결과물들도 쌓여있습니다.

땀과 수고의 흔적은 성과로
더없이 빛나지만 나태의 그림자도
쉽게 지워지진 않습니다.
성공방정식도 새로 만들었지만
실패의 값비싼 경험도 함께 치렀습니다.
의지와 열정은 불탔지만
매너리즘도 지나온 시간만큼
웃자랐습니다.

감동어린 사연도 있었지만
구구절절 변명도 한 꺼풀
더 두꺼워졌습니다.
열심의 흔적은 훈장처럼
주름살로 깊게 파여 있지만
목적 없는 애씀은 공동체의 연륜만
더해져 구김살처럼 엿보입니다.
어느 해나 늘 빠지지 않는 건,
크고 작은 아쉬움의 대목입니다.

하지만 구성원들이 지나온 길에는
모든 결과보다 훨씬 더 많은
수고와 사연을 품고 있다는 사실에
최고경영자로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특히 구성원들의 몸짓에서
일 년 간 역량이 몰라보게
쑥쑥 자란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흐뭇함을 자아냅니다.

한 해의 결산에서 단면이 아닌
여러 모양의 지표와 감정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건,
우리 모두가 열심히 살아온 증거이자
더 열심히 살겠다는 또 다른
의지의 잠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숫자로 표현된 성과는
한 해 농사를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입니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새겨보는 것은 미래에 더없이
소중한 지표입니다.
삶도 경영도 한 해만 사는 것이
아니라 영속적인 생명력을
가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좋든 싫든 모든 과정과 결과들은
2013년 한 해를 대변합니다.
하루하루의 수고가 모여
한 해의 성과를 만들고,
모든 성과에는 반드시 땀과 수고가
깃들어 있다는 진리를
다시금 깨닫습니다.

이 모든 성과들을 겸허하게
수용하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다시 2014년 새로운 목표를 향해
매 순간 최선을 다할 각오를
다져야 합니다.
어떤 결과를 가져와도 최소한
스스로에겐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말입니다.

올해 만들어진 모든 결과들이
내년을 향한 시금석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이를 통해 한계를 넘고,
진화와 혁신을 만들고,
공동체의 새 역사를 여는
의미 있는 디딤돌로 삼아야합니다.

덧붙인다면,
빚은 해를 넘겨서는 안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삶과 경영의 문제나 낡은 인습들이
아직 남아 있다면 해를 넘기기 전에
청산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