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 도서 소개 : 리커창

홍칭 지음 / 구천서 편역 푸른역사 / 436쪽 / 2만원

中 2인자 리커창 "회의 전엔 공부하고 와라"

지난 3월 원자바오로부터 중국 국무원 총리직을 넘겨받은 리커창은 첫 기자회견에서 ‘개혁(改革)’이란 단어를 29번 언급하며 강력한 개혁 정책을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다른 자리에선 “인구 보너스 시대는 갔지만 개혁보너스는 남아있다”고도 했다.

이렇게 말하는 리커창은 어떤 사람일까?

그의 개혁 언급은 혹시 입에 발린 정치수사는 아닐까.

중국 권력 서열2위로 향후 10년간 중국 경제를 이끌 리커창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서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이 책은 그의 개혁 외침이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고 말한다.

먼저 그의 회의 스타일. 그는 ‘준비해 간 원고 읽기’였던 회의 방식부터 깼다. 지난해 11월 공산당대회를 통해 총리 내정자가 된 리커창 당시 부총리는 회의에 참석한 지방관료가 원고를 읽어 나가자 이렇게 말했다.

“당신의 연설문은 회의 전에 이미 읽었다.”그는 “보고가 아닌 토론을 하자”고 했고, 토론하기 위해 공부하고 회의에 참석하라고 요구했다.

리커창은 격식보다 실질을 중시하는 스타일의 지도자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리커창은 문화대혁명 때 ‘지식청년은 농촌으로 가서 가난한 농민에게 재교육받으라’는 지침에 따라 대기근으로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고 인육을 먹는 참상이 빚어졌던 봉양으로 하방됐다. 책은 봉양에서 체험이 ‘민생 최우선’이라는 리커창의 정치철학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중구의 정치 메커니즘도 리커창 중심으로 설명한다. 혁명 원로 자제인 태자당 출신으로 국가주석에 오른 시진핑과 달리, 리커창은 공부해서 자신의 미래를 열었다. 문혁이 끝나고 10년가 중단됐던 대입시험이 재개되자 오로지 독학으로 베이징대 법학과에 들어갔고, 중국 최고 지도부에는 흔치 않은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땄다. 공산주의청년단에 가입한 뒤 같은 공청단인 후진타오 전 주석의 지원을 받으며 강력한 주석 후보로 부상했다가 잇단 정책 실패로 시진핑에게 밀리는 과정도 세밀하게 보여준다.

 -----------------------------------------------------------------------------------------------------------------------------------------우리에게도 정치철학이 ‘민생이 최우선’이라는 실질을 중시하는 지도자가 많았으면 하는 바램으로 .......(여야를 막론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