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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수현 작성일 2010-12-24
제목 용기(勇氣)란? 조회수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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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전에 직장에서 함께 근무를 하던 동료를 만났다. 오랜만에 만난 지라 반갑고, <br><br>또 근황도 궁금하여 찻잔을 사이에 두고 이런 저런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br><br>요즘은 무슨 일을 하냐고 물었더니 모 박사 연구소에서 경영이사로 근무한다고 한다. <br><br>현재 근무하는 직장 이야기며, 세월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던 중에 재미난 말을 들었다. <br><br>며칠 전 그 친구 직장에 모 박사의 강연이 있었다고 한다. <br><br>박사의 강연이 끝 난 후 한 학생이 박사의 책을 구입 할 돈이 지금은 없으니, 싸인만 부<br><br>탁 한다고 하여 주변에 있던 사람이 함께 웃었다는 이야기다. <br><br>그러면서 그 친구는 나에게 그 학생의 용기에 감탄하였다고 하였다.<br><br>나는 그 친구와 헤어져 귀가하는 버스 안에서 많은 생각을 하였다. <br><br>그 학생의 행동을 우리는 무엇이라 규정 하여야 될까? <br><br>과연 용기일까... 깊은 생각에 목적지 정거장을 지나쳐 버렸다. <br><br>집에 도착할 쯤에 나는 이런 결론을 내렸다. <br><br>혹 그 학생의 행동이 에고이즘(egoism)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였다. <br><br>자아(自我)를 인간의 주체로 보고, 또한 자아가 그 최고 목적이 된다고 주장하는 사상<br><br>적 틀 이다. <br><br>나의 속된 결론이 젊은 학생의 진정성(眞正)을 욕보이는 주장일까 싶어 은근한 걱정이 <br><br>되는 것은 사실이다. <br><br>허나 나는 내 결론에 대하여 결코 작은 점수를 주고 싶지 않은 생각은, 내 스스로의 또 <br><br>다른 에고이즘일까 싶어 걱정은 된다. <br><br>용기와 에고이즘은 근소한 차이는 있어도 분명 다른 차원의 결론을 내포한 철학적 정<br><br>의가 존재한다. <br><br>그 학생의 행동이 공익에 있으면 우리는 그 행동을 용기 있는 행동이라 하겠지만, 그 <br><br>행동이 자신에 있으면 그 건 에고이즘인 것이다.<br><br> 우리세대는 용기와 에고이즘을 구분하는 변별역(辨別力)을 잃은 세상인 것 같다. <br><br>집에서나 학교에서나 교육자체가 자신을 에고이스트로 만드는 교육만 존재하는 사회<br><br>가 되었다.<br><br>모든 가치를 물질에 두며, 생명 우위를 인정하려 들지 않는 가치 기형의 세상에 우리<br><br>는 살고 있고, 그러므로 우리는 모두 판별력(判別力)을 잃었다. <br><br>현세를 우리 스스로 스승이 없는 세상이라 한다. <br><br>이는 무엇이 용기인가에 대한 답을 전달할, 진정한 용기 있는 스승이 존재 하지 않기 <br><br>때문이다. <br><br>우리 스스로는 더 이상 가치의 기형적(畸形的) 속박틀(束縛)에서 숙주(宿主) 하려 하면 <br><br>미래를 기약 할 수 없다. <br><br>우리가 믿는 그 희망이 혹 욕망은 아닌지, 우리가 용기라 생각한 그 것이 혹 이기주의<br><br>(利己主義)는 아닌지 우리 스스로 판별(判別)하고 정화(淨化) 할 수 있는 그런 가치의 <br><br>정립이 필요한 때 이다. <br><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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