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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소영 작성일 2009-11-11
제목 詩가 있는 아침 조회수 3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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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소월 <br>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br>그 때에 내말 ''잊었노라'' <br>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br>''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br>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br>''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br>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br>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br><br>가장 많이 알려진 시 가운데 하나인 ''먼 후일''이다. 김소월이 생전에 남긴 단 한 권의 시집의 첫머리에 놓였던 시이다. 청년시인이었으며 영원한 시인인 그가 먼 후일을 노래할 때, 이렇게 잊었는가 아닌가가 문제다. <br><br>마치 청년 햄릿이 죽는가 사는가 그것이 문제이다, 라고 한 것처럼 ''잊는다''라는 영원한 먹장이 문제이다. 아니다.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당신이 물으시는 그 ''먼 훗날 그때에'' 잊었으니, 아무것도 아무도 잊혀진 것은 없는지도 모른다. <br>우리들이 가까이 있었다면 시인 김소월의 시를 함께 읽고 싶다. 그의 시들은 노래로도 많이 만들어져 있으니 깊어가는 가을밤에 같이 앉아 노래를 불러도 좋을 것 같다. <br><br>''개여울''이나 ''초혼''이나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같은. 잊지 않겠노라 같은 서러운 맹세 같은 걸 소녀처럼 하면서. 멀리 있어 따뜻한 술 한 잔을 나눌 길이 없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아침길, 다들 차조심하시기를. 다시 뵈올 때까지.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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