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증치료에 들어선 계기 >

30년 전에 허리디스크로 4달 반 동안 누워만 있었는데, 하버드대의대 의사들은 가능한 한 수평자세로 누워있으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디스크가 낫지 않으면 수술을 하자고 했습니다. 수술 결과는 장담할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누워있는데 낫지를 않았습니다.

어느 날 임상심리치료사인 아내가 ‘부부싸움을 하면 당신은 통증을 더 호소하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나는 ‘심리치료사와 결혼했더니 분명한 정형외과 문제를 아내는 심리해석하고 있네.’라고 생각했습니다.

계속 누워서 지내다 어느 시점에서 직업상 심리치료사로서 앉아지내는 시간이 많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친구에게 병원과 사무실에 침대겸 소파를 하나 만들어달라고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소파가 설치되었고 괴상해 보이는 고전 정신분석 장면을 재연하게 되었습니다. 환자는 앉고 저는 누워서 상담을 했는데 환자들은 저의 예후와 병리학을 궁금해 했어요.

1주일 정도를 그렇게 한 후 동료가 ‘린다하고 얘기해봐 그녀가 이 분야에 아는 게 많아’ 라고 했습니다. 린다는 임상사회복지사였는데 청년을 위한 거주형 치료시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린다에게 조언을 구했을 때 린다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어요?’라고 물었습니다. 저는 ‘누워만 있어요.’라고 대답했고, 그러자 린다는 ‘일어나서 식품을 사오면 부인이 좋아할텐데요.’라고 했습니다. 저는 ‘걷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장을 봐옵니까’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때까지 제 경험은 한 블록 이상을 걸으면 다리 한쪽에 끔찍한 통증이 내려왔어요. 하지만 린다는 계속 권하며 ‘그냥 하세요. 일어나서 움직여보세요.’라고 했습니다.

2~3주 후에 외과의사와 약속이 있었는데 그전에 린다가 말한 것을 해보리라 생각했어요. 걷기 시작했죠. 1블록을 걷고 나니 이전처럼 한쪽 다리에 통증이 쏘듯이 왔어요. 저는 좀 더 가보기로 했어요. 1블록을 더 걸었더니 놀랍게도 다른 쪽 다리까지 통증이 왔어요.

저는‘대단한 조언은 무슨.. 이제 양쪽 다리에 모두 통증이 왔잖아.’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실은 그것이 대단한 조언이었어요.

당시는 MRI가 없고 CT 촬영만 있던 시절인데 CT에 디스크가 옆으로 탈출되어 있었어요. 따라서 한쪽 다리는 통증이 있지만 다른 쪽 다리는 통증이 없어야 했어요.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 생각했어요. 첫 번째 가정은 ‘디스크가 완전히 망가져서 다시는 걸을 수가 없겠구나’ 였어요. 두 번째 생각은 ‘린다가 맞을지도 몰라’ 였어요. 린다의 가정은 당시로서는 말도 안돼는 것이었죠.

만성통증장애 대부분은 실제 구조손상보다는 스트레스, 두려움으로 인한 근육 경직에서 일어난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게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2주 동안 제 문제를 정신생리학적 장애로 여기기로 했어요. 장애가 마음상태에서 야기되고, 몸의 장기를 변하시켜 이 경우 근육경직을 일으켜 증상 즉 통증이 된다는 거죠. 그리고 2주 후 저는 좋아졌어요. 일어나서 환자도 보고 장거리도 걸어다니고 요가도 다시 시작했죠.

흥미롭게도 저는 17살부터 명상을 해왔지만 이 일화에는 명상 이야기가 없어요. 너무 우울하고 낙심해서 ‘명상해서 뭐가 좋아지겠어.’라고 생각했지요. 일단 회복한 후 이 장애를 일으킨 기제를 알게 되자 마음챙김수행이 완벽한 개입이 될 수 있었음을 깨달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