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팀장은 일하는 스타일로 코칭하고, 팀원은 케미를 챙기자

-  윤영철 와이씨에이치알랩 대표 컨설턴트

영화 <300>은 팀이 갖춰야 하는 요소를 말해준다. 영화는 페르시아 100만 대군과 스파르타군 300명 간에 벌어진 전쟁 이야기로, 소수인 스파르타 군은 다수의 페르시아 군을 상대하며 2개의 무기를 내세운다. 첫 번째 무기는 왕과 전사, 전사들 사이에 서로를 위해 죽음도 무릅쓰는 신뢰이다. 그 다음은 협소한 계곡을 선택해 100만 군이 쳐들어올 때 대열을 갖추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다. 즉 300명은 신뢰를 바탕으로 적의 장점을 무력화시키는 전략으로 손발을 맞추어 싸운 것이다.

이처럼 팀은 공동의 목적을 갖고 서로 신뢰하며 손발이 맞는 케미가 있어야 한다.  케미는 '케미스트리_Chemistry''의 줄임말로 팀장과 팀원이 서로 신뢰하고 원활하게 소통해 손발을 맞춰가며 일하는 상태이다. 


우리는 팀의 케미를 갖춰야 한다 
팀의 케미는 심리적 케미와 업무적 케미로 구분할 수 있다. 심리적 케미는 자신이 다른 팀원을 도우면 다른 팀원도 자신을 도울 것이라는 심리적 안전감¹⁾과 한 직원이 업무와 관련된 아이디어나 우려 등을 말하면 모두가 함께 그것에 대해 고민하며 감당할 것이라는 공동체 의식을 가리킨다.

팀이 심리적 케미를 가지려면 다른 팀원을 돕는 일을 단순한 호의로 여기지 말고, 상대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제인 동료 기여 과제를 설정하고 관리해야 한다. 다음으로 업무적 케미는 팀장과 팀원, 팀원들이 서로의 일하는 스타일을 이해하고 그에 따라 서로 업무를 요청하고, 일하는 방법을 갖추고 있는 상태이다. 즉 팀이 케미를 갖추려면 팀장과 팀원이 서로가 일하는 스타일을 이해한 후 함께 맞추어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서로의 일하는 스타일을 파악하는 법 
서로의 일하는 스타일은 네 단계로 파악할 수 있다. 1단계는 상대의 성향 파악하기, 2단계는 상대가 현재 맡고 있는 업무 진단하기, 3단계는 상대의 성향과 현재 수행 중인 업무 형태에 따라 일하는 스타일 진단하기, 4단계는 상호 간의 일하는 스타일에 따른 요구사항과 코칭 사항 의논하기이다.

1단계에서는 가장 먼저 상대의 성향을 파악한다. 일을 하며 드러나는 성향은 크게 2가지가 있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상황을 해석하고 행동하는 특성에 따라 성취지향과 안정지향으로 나눌 수 있다.2) 상대의 성향은 일상 행동, 평소 대화에서 자주 하는 말, 구조화된 설문, 상대가 강조하는 업무 결과를 참고해 판단한다.

2단계에서는 상대가 현재 맡고 있는 업무를 평가한다. 업무는 업무를 원활히 수행하는 데 필요한 업무숙련기간, 평소 해결하는 문제해결의 난이도와 의사결정의 난이도, 업무 실수에 따른 피해 범위 등을 고려해  4가지로 구분한다.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과제를 수행하는 정형업무, 반복적이지만 비교적 예상 가능한 절차와 과제로 구성되는 숙련업무, 업무가 복잡하고 상세한 가이드가 필요한 유연업무, 업무가 상당히 복잡하고 업무를 처리하는 데 분석력과 전략적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 응용업무 등으로 나눠진다. 

3단계는 상대의 성향과 업무 형태를 동시에 고려해 일하는 스타일을 구분하고, 일하는 스타일은 4가지가 된다. ▲성취지향적이며 응용업무나 유연업무를 하는 스타일 ▲성취지향적이면서 정형적인 업무나 숙련업무를 수행하는 스타일 ▲안정지향적이며 응용업무나 유연업무를 하는 스타일 ▲안정지향적이면서 정형업무나 숙련업무를 수행하는 스타일로 구분된다. 
 
4단계에서는 팀장과 팀원이 서로의 스타일이 가진 강점과 상대에게 기대하는 지원 방식을 소통하면서 업무적 케미를 만든다. 팀장과 팀원은 서로의 일하는 스타일을 이해하고 함께 일하는 방법을 만들기 위해 서로가 일을 주고받는 소통의 방법과 일할 때 서로 지켜야 하는 업무의 규칙을 의논한다. 서로가 자신의 일하는 스타일에서 나오는 강점과 약점을 공유하고, 상대가 지켜주길 기대하는 구체적인 행동원칙 또는 회의 방법 등을 마련한다.


일하는 스타일 유형 : 탐험가, 과학자, 군인, 꿀벌
일하는 스타일은 탐험가 스타일, 과학자 스타일, 군인 스타일, 꿀벌 스타일 등이 있고, 각 스타일과 일할 땐 다음 내용을 참고한다. 

먼저, 탐험가 스타일이다. 이들은 업무의 목적을 중요하게 여기며 문제해결에 대한 자기 경험을 강하게 주장해 다른 사람들과의 갈등도 서슴지 않는다. 또한 새로운 일에 대한 거부감이 적고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아 많은 일을 동시에 진행한다. 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하고, 토의나 회의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것에 능숙하다. 아쉬운 점으로는 일을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결과물의 완성도가 부족할 수 있고, 여러 일을 동시에 맡아 심리적 또는 육체적 탈진상태인 번아웃에 빠진다는 것이다. 

다음은 과학자 스타일이다. 일을 하며 다양한 관점이나 의견을 잘 고려한다. 통계나 사례 등의 근거를 중시하며 검증되지 않은 방법은 시도하지 않는다. 일의 단계나 절차 등을 중시해 일정은 빠듯하게 진행되는 편이다. 성취보다 실패하지 않는 것을 중시하며, 시킨 일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것을 성과로 여긴다. 일하며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지만, 관계에서 서운함 같은 감정을 드러내면 원래대로 관계를 복원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일에 대한 고민과 생각이 많아 리스크를 크게 생각할 수 있다. 

그 다음은 군인 스타일이다. 체계적이고 반복적인 일에 익숙하다. 성취를 중시하고,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적어 다양한 일을 시도하지만, 업무 경험이 적어 일의 단계를 세부적으로 챙기거나 업무 중 발생하는 이슈에 대한 대책 마련은 다소 아쉬울 수 있다. 성장의 욕구가 높아 배우려고 하지만, 직접적 조언은 잔소리로 느껴 간접적인 조언으로 사례를 제공하거나 긍정적 피드백과 교정적 피드백 섞기 등의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끝으로 꿀벌 스타일이다. 단계나 내용이 명확한 일에서 기존의 방법을 고수한다. 한 번에 하나의 일만을 처리하며, 책임을 다해 일하려 한다. 업무의 단계를 충실히 지켜 업무의 속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자신의 업무만을 고수해 업무 협조 등이 원활하지 않고, 자기 일에 머물러 수동적인 업무태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이들이 생각하는 성과는 실수가 없는 상태, 시킨 일을 다 한 상태이다. 

일하는 스타일은 대략적인 특성을 말하는 것으로 닥친 상황과 맞닥뜨린 과제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일을 파악하는 것은 '갈라치기'로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고, 성향을 참고해 일하려는 의도이다. 다시 말해 '저 사람 왜 저래?'라는 의아함보다 '성향이 이러하니 서로 맞춰 일하자'라는 식의 이해심을 높이려는 목적이니 서로 간에 일하는 스타일을 이해하는 실마리로 활용하자.

                                                                         

1) 에이미 에드먼슨, 헨렉 브레스만, 《다양성에는 심리적 안전감이 필요하다》, 하버드비즈니스 리뷰
2) 하이디 그랜트 할버슨, 토리 히긴스, 《어떻게 의욕을 끌어낼 것인가》, 한국경제신문사(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