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식민시대에 독립운동가 부부가 있었습니다.
남편 양우조씨와 그의 아내 최선화씨는 미국생활의 풍요로움을 내려놓고 조국 독립을 위해 중국으로 건너와 독립운동을 합니다. 낯선 땅 중국에서 소중한 딸 제시가 태어나고, 험난한 피난길에 육아일기를 썼는데 그 책이 '제시의 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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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년 7월 4일, 중국 호남성 장사
내 조국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이곳에서 나는 내 딸을 가슴에 안았다...
집안의 돌림자가 '제'자인데 '제시'라는 이름이 생각났다. 영어 이름이다. 조국을 떠나 중국에서 태어난 아기. 그 아기가 자랐을 때는 우리나라가 세계 속에서 당당히 제 몫을 하기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 아기 또한 세계 여러나라 사람들 사이에서 능력있는 한국인으로 활약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지었다.'

중국에서 잘 먹지 못하면서 지내는 과정에서 엄마의 수유가 걱정되었지만, 잘 자고 건강하게 자라나는 제시를 보며 감사하는 모습...
배움의 환경은 열악해도 지혜와 키가 자라는 제시를 지켜보며 부부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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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 1월 29일, 사천성 기강
갈수록 제시는 사람들의 세상살이를 따라 하며 배워가고 있다. 그건 좋은 일이기도 하고 나쁜 일이기도 하다. 우리가 별생각 없이 취하는 행동들이 제시에겐 가르침이 되는 것이다. 두려워진다. 혹 내가 취하는 행동에 모자람이 있지 않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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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11월 24일에 기록된 제시의 부모님의 일기를 보면 마음이 먹먹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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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훗날 이국을 떠돌면서 생활했던 이유를 묻는다면 '너의 미래를 위해서'였다는 짧은 한마디로 이해시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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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 되었고, 새싹같은 아이들이 개학을 했습니다.
새로운 환경을 맞이한 자녀들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그저 입신양명만을 가르치고 편하게 사는 것만을 가르치는 것이 최선의 교육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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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없는 중에도 자녀에게 '너의 미래를 위해서'라고 고백한 독립운동가 부부의 모습에 내 모습을 비추어 봅니다.
우리의 자녀들이 나를 보고 있습니다. 다 보고 있습니다. 삶으로 가르치는 것은 다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