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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가을여자 작성일 2004-10-01
제목 말이 적은 사람 조회수 3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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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적은 사람 / 법정스님<br><br>침묵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에게 <br>신뢰가 간다 <br><br>초면이든 구면이든 <br>말이 많은 사람한테는 신뢰가 가지 않는다. <br><br>나도 이제 가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br>말수가 적은 사람들한테는 <br>오히려 내가 내 마음을 활짝 열어 보이고 싶어진다. <br><br>사실 인간과 인간의 만남에서 <br>말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br>꼭 필요한 말만 할 수 있어야 한다. <br><br>안으로 말이 여물도록 인내하지 못하기 때문에 <br>밖으로 쏟아 내고 마는 것이다. <br><br>이것은 하나의 습관이다. <br>생각이 떠오른다고 해서 불쑥 말해 버리면 <br>안에서 여무는 것이 없다. <br><br>그렇기 때문에 그 내면은 비어 있다. <br><br>말의 의미가 안에서 여물도록 <br>침묵의 여과기에서 걸러 받을 수 있어야 한다. <br><br>불교 경전은 말하고 있다. <br>입에 말이 적으면 어리석음이 지혜로 바뀐다고. <br><br>말하고 싶은 충동을 참을 수 있어야 한다. <br>생각을 전부 말해 버리면 <br>말의 의미가, 말의 무게가 여물지 않는다. <br><br>말의 무게가 없는 언어는 <br>상대방에게 메아리가 없다. <br><br>오늘날 인간의 말이 소음으로 전락한 것은 <br>침묵을 배경으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br>말이 소음과 다름없이 다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br><br>우리들은 말을 안 해서 후회되는 일보다도 <br>말을 해 버렸기 때문에 <br>후회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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