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고정관념의 영향

성 고정관념은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거나 행동을 하게 될 때 자신에게 위협으로 받아들여질지 또는 도전으로 받아들여질지 그 인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한 이러한 인식은 실제 행동에까지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빅 등(Vick et al., 2008)의 연구에서 남녀에게 제한 시간 안에 수학 문제를 풀도록 요구했다. 그러나 그 전에 어떤 집단은 이 수학 문제가 전통적으로 성별에 따라 수행 능력 차이가 나타나는 문제라고 언급했고, 다른 집단은 이 수학 문제가 성별에 따른 수행 능력 차이가 없다고 언급했다. 그 결과, 성별에 따라 수행 능력 차이가 ‘있다’고 언급한 집단의 여학생들은 수학 문제를 푸는 행동이 자신에게 위협적(threatened)이라고 받아들였지만, 남학생들은 도전적(challenged)으로 받아들였다. 반대로 성별에 따른 수행 능력 차이가 ‘없다’고 언급한 집단에서는 남학생들의 경우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을 위협적인 것으로, 여학생들은 도전적인 것으로 받아들였다.

또한 성 고정관념은 진로 선택에도 영향을 준다. 곽삼근 등(2005)은 전 생애 발달적으로 성 고정관념이 자신들의 생활에 미치는 갈등을 연구를 하였는데, 특히 진로를 준비하는 청년기의 경우 남성과 여성 모두 성 고정관념에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특히 취업을 준비하는 여성의 경우에는 진로를 선택할 때 성 역할이나 성 고정관념에 불만을 품고 이와 관련된 불평등을 겪는다고 보고했다. 진로를 선택하는 기준 역시 성 고정관념의 수준이 어떻게 다른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성 고정관념이 높은 사람들은 자신의 흥미와 사회가 가지고 있는 직업의 성 특성이 다를 땐 자신의 흥미를 고정관념에 맞춰 타협하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성 고정관념이 낮은 사람들은 위와 같은 경우에 자신의 흥미를 위해 성 특성을 타협하는 경향이 있다(정주리∙이기학, 2007).

자아에 대한 인식과 해석 역시 성 고정관념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방희정과 조혜자(2004)는 성 고정관념이 활성화될 때 남성과 여성이 각각 어떤 자아 해석을 하는지 알아보았는데, 그 결과 남성이 여성보다 성 고정관념적인 생각이 더 강했으며 이는 자아 해석에도 영향을 미쳤다. 또한 남녀 모두 성 고정관념이 높은 사람보다 낮은 사람이 자아에 대해 인식하거나 평가를 할 때 덜 정형적으로 해석한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즉, 성 고정관념은 행동이나 역할에 대한 인식, 진로 선택, 그리고 자아 인식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