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과 상담하며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게 무엇이니? 하고 물어보면 여학생들은 나 자신, 가족, 친구라고 대답하는 학생들이 많은 반면 남학생 대부분은 부모도, 친구도 아닌 ‘돈’이라고 말합니다.

물론, 이 세상을 살아 나가는데 ‘돈’이 있으면 편리하고, 때로는 행복하기도 하겠지만 로또에 당첨된 사람들이 당첨되기 전보다 더 불행해진 경우가 많다는 통계를 보면 돈만 있다고 행복해지는 건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그럼 지금부터 돈보다, 어는 보석보다 더 귀하고 아름다운 남학생들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서울 상암고등학교 3학년 이석현군은 걸음마를 시작할 무렵인 8개월 때쯤 뇌성마비 진단을 받았습니다. 의사로부터 무리해서 걸으면 뼈가 뒤틀리거나 골반이 내려앉을 수 있다 는 말을 들은 석현이의 어머니는 중학교 2학년까지 아들을 등에 업고 다녔습니다. 석현이는 오른쪽 손이 비틀려 있어서, 왼손 손가락 사이에 펜을 끼워서 글을 썻습니다. 친구들은 이런 석현이를 놀리기보다 그의 손발이 되어 의자에서 휠체어로 옮겨 앉을 때 손을 잡아주고, 점심시간에는 대신 급식을 받아다 주었습니다.

진호라는 친구는 학교에서 열린 걷기 대회 때 2시간 동안 휠체어를 밀고 함께 발을 맞춰 주었고, 엘리베이터가 닿지 않는 학교옥상에서 체육 수업을 할 때는 석현이를 업어 옥상에 데려다 주기도 했습니다.

그런 석현이가 지난해 7월 서울 상암고등학교 전교 회장에 출마했습니다.

석현이는 “늘 친구들에게 도움만 받던 내가 이제는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비록 몸은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지만 대신 머리를 써서 선생님과 학생들의 갈등을 해결하는 다리가 되겠다는 다짐을 하고 출마를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친구들은 너도 학생회장을 할 수 있다 며 담임선생님에게 달려가 석현이를 추천했고 후보로 세웠습니다. 친구들은 홍보용 포스터, 피켓 등을 제작할 뿐 아니라 그를태운 휠체어를 밀고 학교를 함께 돌며 한 표를 외쳤다.

석현이는 몸이 불편한데도 포기를 모르고, 불평 없이 열심히 공부하며, 사회성도 좋고 친구들 얘기도 잘 들어줘서 학생 1000여명 가운데 60%에 가까운 압도적인 지지로 학생회장에 당선됐습니다.

여러분은 이 이야기를 듣고 무얼 느끼셨나요? 이 세상에는 돈보다 값진 우정도 있고, 나를 항상 걱정해 주며 내가 말썽을 피워도 끝까지 포기 안하고 믿어주는 부모님도 계시고, 나를 고등학교라도 졸업시켜 사회에 내보내려 매일 전화하고 잔소리하시는 선생님도 계십니다.

돈이 없다고, 우리 집이 어렵다고 불평하지 말고 내 주위의 소중한 사랑을 느껴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