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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제목

이남훈님의 글입니다. ><p> </p><p class="a" align="center" style="text-align:center;word-break:keep-all"><b><span style="font-size:11.0pt;line-height:123%;letter-spacing:-.55pt;">여포 </span></b><b><span lang="EN-US" style="font-size:11.0pt;line-height:123%;letter-spacing: >-.55pt;">-</span></b><b><span lang="EN-US" style="font-size: >11.0pt;line-height:123%;letter-spacing:-.55pt; >"> </span></b><b><span style="font-size:11.0pt;line-height: >123%;letter-spacing:-.55pt;">역사가 만들어낸 >풍운아</span></b></p> > ><p class="a"><b><span style="letter-spacing:-.5pt; >">의리가 없는 것은 내 탓이 아니다<span lang="EN-US"><o:p></o:p></span></span></b></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여포는 분석하기에는 >복잡한 다면적 인물이다<span lang="EN-US">. </span>고순처럼 철저한 충성심도 없으며 유비의 의형제들처럼 의리도 없었다<span lang="EN-US">. </span>사람들은 여포가 두 번씩이나 양아버지를 맞았다가 결국 그 둘을 배신해 살해했다는 패륜적 행위를 들어 은혜를 >원수로 갚는 배신자로 평가한다<span lang="EN-US">. </span>물론 여포는 양아버지인 정원과 동탁을 살해하여 일생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span lang="EN-US">. </span>그러나 동탁을 배신한 행위는 대의를 위해 사사로운 정을 버리는 긍정적인 의미로 평가해야 >한다<span lang="EN-US">. <o:p></o:p></span></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삼국지』에서는 여포가 >정원의 양아들이며 재물을 탐내서 정원을 살해하고 동탁에게 항복했다고 묘사되어 있다<span lang="EN-US">. </span>그러나 정사에는 >여포가 정원을 아버지로 모셨다는 언급이 없으며 </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가족처럼 대했다</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는 구절만 있을 뿐이다<span lang="EN-US">. </span>동탁이 금은보화로 여포를 매수했다는 말도 없다<span lang="EN-US">.<o:p></o:p></span></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당시 동탁은 전장군이었다<span lang="EN-US">. </span>관직의 고하로 보자면 대장군 아래 선봉을 맡은 전장군이라는 동탁의 관직은 궁성의 주변을 순시하며 경호와 방비를 >맡던 무관직인 정원의 집금오보다 훨씬 높았다<span lang="EN-US">. </span>따라서 동탁이 일단 명령을 내리면 여포는 거역할 여지가 >없었다<span lang="EN-US">. </span>왜냐하면 당시 여포는 결코 정원이 개인적으로 부리는 장수인 부곡장령이 아니라 한의 관리였기 >때문이다<span lang="EN-US">. </span></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하진<span lang="EN-US">, </span>묘부곡은 >소속이 없어 모두 동탁이 취했다</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span lang="EN-US">. </span>게다가 동탁은 황제를 구한 공이 있어 황제의 생사 여부를 손에 쥐고 있을 정도로 세력이 막강했다<span lang="EN-US">. </span>그의 말은 황제의 성지와 같은 권위를 가졌기 때문에 복종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span lang="EN-US">. </span>따라서 이 부분은 나관중에 의해 왜곡되었다고 봐야 한다<span lang="EN-US">.<o:p></o:p></span></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당시는 동탁이 전횡을 >부리기 전이다<span lang="EN-US">. </span>낙양에 입성할 때만 해도 백성의 환영을 받았다<span lang="EN-US">. </span>『후한서<span lang="EN-US">(</span>後漢書<span lang="EN-US">)</span>』 </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동탁열전<span lang="EN-US">(</span>董卓列傳<span lang="EN-US">)</span></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에 보면 동탁은 처음에는 많은 인재를 발탁했다고 >적혀 있다<span lang="EN-US">. </span>동탁이 기용한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명사나 명문의 후예로 각 방면에 두루 뛰어나고 인덕이 >있었다<span lang="EN-US">. </span>그러나 동탁의 심복은 오히려 직급이 낮은 자리에 임명했다<span lang="EN-US">. <o:p></o:p></span></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만약 그 후로 동탁이 >폭정을 하지 않고 조조처럼 수중의 병권과 천자를 잘 이용했다면 여포는 주인을 잘 섬기는 충성스러운 신하의 전형이 되었을지도 모른다<span lang="EN-US">. </span>명분상으로도 동탁이 정원에게 반역의 죄명을 씌우는 것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span lang="EN-US">. </span>어차피 동탁은 황제를 대행하는 역할이었기 때문에 백성들의 마음속에 한나라 왕조의 존재가 살아있는 한 중앙 정부는 >제후 따위로는 비교할 수 없는 권위와 호소력이 있었다<span lang="EN-US">. </span>이런 점을 볼 때 당시 상황에서 여포가 동탁에게 >의탁한 것이 어쩌면 지혜로운 선택이었다<span lang="EN-US">. <o:p></o:p></span></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사실 여포처럼 가족을 >살해하는 행위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흔히 있던 일이다<span lang="EN-US">. </span>당태종 이세민은 절대 권력인 황권을 빼앗고자 ></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현무문의 변</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을 일으켜 형제를 죽이고 아버지를 쫓아내는 짓을 >저질렀는데도 명군이라는 역사적 평가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못했다<span lang="EN-US">. </span>유비는 은혜를 원수로 갚는 일을 저지른다<span lang="EN-US">. </span>조조를 사주하여 여포를 죽이도록 한 유비는 조조와 손권과의 패권 다툼에서 밀려 설 땅을 잃자 저열한 수단으로 >집안 형제인 유장의 기반인 서촉을 빼앗아버린다<span lang="EN-US">. </span>가련한 유장은 유비를 형제로 보고 죽음을 무릅쓴 간언을 >무시한 채 성문을 활짝 열고 돈과 예물까지 준비해 친히 유비를 마중하러 나간다<span lang="EN-US">. </span>결국 그의 행위는 이리를 >집안으로 끌어들인 셈이 되었다<span lang="EN-US">. </span>성 안으로 들어온 유비는 순식간에 성을 점령하고 마지막에는 유장을 서촉에서 >쫓아버렸다<span lang="EN-US">.<o:p></o:p></span></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당태종이 죽인 대상은 >친형제였고<span lang="EN-US">, </span>유비가 죽이려고 했던 대상은 한 집안의 형제였다<span lang="EN-US">. </span>이들과 >비교하면 여포가 죽인 사람은 자기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양아버지였다<span lang="EN-US">. </span>그런데 사람들은 어찌하여 >유독 여포만 비난하고 유비를 칭송하며 이세민의 업적을 찬양하는가<span lang="EN-US">? </span>이는 분명 봉건적 전통관념이 조화를 >부렸거나 아니면 승자는 왕이요 패자는 죄인이 되는 난세의 철학에서 이유를 찾아야 할 것이다<span lang="EN-US">.<o:p></o:p></span></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아무리 최악의 평가를 >내려도 여포가 </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의리를 저버리는 인물</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이라는 불명예를 씌워버릴 수 없는 행위가 몇 가지 >있다<span lang="EN-US">. </span>여포가 왕윤을 도와 동탁을 살해한 후에 왕윤이 동탁의 잔당들을 없애려 하다가 오히려 화를 불러일으킨 >일이 있었다<span lang="EN-US">. </span>당시 이각<span lang="EN-US">, </span>곽사는 병사를 일으켜 장안을 공격했다<span lang="EN-US">. </span>여포는 이를 막지 못하자 일단 장안에서 후퇴하여 다른 전략을 도모하려 했다<span lang="EN-US">. ></span>난리 통에도 여포는 먼저 왕윤을 구하러 갔다<span lang="EN-US">. </span>그러나 왕윤이 장안을 고수하며 한사코 떠나려하지 >않았다<span lang="EN-US">. </span>아무리 권해도 막무가내인 왕윤을 설득하느라 여포는 처자식을 챙길 시간마저 놓쳐버렸다<span lang="EN-US">. </span>결국 처자식을 포기하고 탈출할 수밖에 없었다<span lang="EN-US">. </span>여포가 처자식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웬만한 사람은 다 안다<span lang="EN-US">. </span>그에게 처자식을 버리는 것이 어찌 옷 한 벌을 버리는 정도의 아픔이었겠는가<span lang="EN-US">.<o:p></o:p></span></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여포가 유비와 서주에서 >싸울 때 유비의 처자식이 두 번이나 여포의 수중에 들어온 적이 있었다<span lang="EN-US">. </span>첫 번째는 밤을 틈타 서주를 >습격할 때였다<span lang="EN-US">. </span>여포는 서주를 손에 넣은 후 군사<span lang="EN-US"> 100</span>명을 >보내 유비의 집을 지키고 아무도 들어갈 수 없게 했다<span lang="EN-US">. </span>일하는 사람을 시켜 선물을 보내고 조금도 부족함이 >없도록 보살폈다<span lang="EN-US">. </span>그리고 나중에 유비의 처자식을 무사히 돌려보내주었다<span lang="EN-US">. ></span>처음에 여포가 유비의 가족을 곱게 돌려보낸 일이 당시 두 집안이 겉으로나마 동맹군이었고 양쪽의 대립이 첨예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졌다면<span lang="EN-US">, </span>두 번째 상황은 이와는 전혀 달랐다<span lang="EN-US">. </span>이때는 조조와 유비가 동맹을 >맺고 자신을 치러 온다는 사실을 안 여포가 크게 노해 유비를 치러 간 것이다<span lang="EN-US">. </span>곧 너 죽고 나 살자는 >식의 싸움이 벌어졌고 여포는 유비의 유일한 수성인 패성을 함락했다<span lang="EN-US">. </span>이때 미축이 유비의 가족을 해치기를 >간청하자 여포가 대답했다<span lang="EN-US">. </span></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나는 현덕과 오랜 친구인데 어찌 그의 처자식을 해할 수 있겠느냐<span lang="EN-US">?</span></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letter-spacing:-.5pt">”</span><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5pt"> </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그러고는 즉시 유비의 가족을 서주에 데려다주었다<span lang="EN-US">. </span>냉정하게 살펴보면 여포는 위급할 때도 왕윤을 구했고 두 번이나 유비의 처자식을 살려서 보냈다<span lang="EN-US">. </span>누가 뭐라고 해도 여포는 </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 >'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 >-.5pt">인덕</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과 </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의리</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를 소중히 여기는 인물이었다<span lang="EN-US">. <o:p></o:p></span></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5pt"> <o:p></o:p></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pan></p> > ><p class="a"><b><span style="font-size:11.0pt;line-height:123%;letter-spacing:-.55pt;">유비 </span></b><b><span lang="EN-US" style="font-size:11.0pt;line-height:123%;letter-spacing: >-.55pt;">-</span></b><b><span lang="EN-US" style="font-size: >11.0pt;line-height:123%;letter-spacing:-.55pt; >"> </span></b><b><span style="font-size:11.0pt;line-height: >123%;letter-spacing:-.55pt;">제왕술의 대가<span lang="EN-US"><o:p></o:p></span></span></b></p> > ><p class="a"><b><span style="letter-spacing:-.5pt; >">유방의 제왕술을 역할 모델로 삼다<span lang="EN-US"><o:p></o:p></span></span></b></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한나라를 연 고조 >유방과 그의 먼 후손으로 촉한의 황제가 된 유비는 비슷한 점이 많다<span lang="EN-US">. </span>유방은 뜻을 세우기 전에 가족을 >돌보지 않았고 유비도 마찬가지였다<span lang="EN-US">. </span>유방이 대범했다면 유비는 말이 없고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아랫사람을 잘 다스렸다<span lang="EN-US">. </span>유방이 서소하<span lang="EN-US">, </span>조삼<span lang="EN-US">, </span>번쾌 같은 당대 호걸들과 교분을 쌓은 것처럼 유비도 관우와 장비 같은 호걸을 곁에 두었다<span lang="EN-US">. <o:p></o:p></span></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여공은 유방에게 딸을 >주어 관계를 맺었고 유원기는 유비를 금전적으로 도왔다<span lang="EN-US">. </span>이런 점은 유비가 유방을 모델로 삼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span lang="EN-US">. </span>유비의 어행은 유방의 젊은 시절을 많이 닮았기에 유원기도 아무 주저없이 오랫동안 자금 지원을 >해줬다<span lang="EN-US">. </span>이는 일종의 정치적 선물투자라고 할 수 있다<span lang="EN-US">. <o:p></o:p></span></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관리 측면을 볼 때 >유방과 유비는 각자 노선이 달랐지만 누가 앞서고 누가 뒤처지는지 구별할 수 없다<span lang="EN-US">. </span>유비는 눈물과 정성으로 >세력가와 인재를 불러 모아 마침내 자신의 목적을 달성했다<span lang="EN-US">. </span>문제는 많은 인재를 유치하면서 자신의 대권을 >신변의 대장들에게 나눠주었다는 데 있다<span lang="EN-US">. </span>사람들은 유비가 분산형 관리 방식을 채택하여 권력을 분산해 >마지막에는 자신의 권력마저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span lang="EN-US">. </span>훗날 형주를 수비하던 대장 관우가 유비의 >말을 더 이상 듣지 않은 것도 이 관리 방식의 폐단을 드러낸다<span lang="EN-US">. </span>그러나 유비가 인재를 붙잡아두는 데는 >이 방법이 먹혔다<span lang="EN-US">. </span>그를 보좌하던 사람 중 제 발로 다른 사람에게 가는 인재가 없었던 것도 유비가 인재를 >아끼고 감정 노선을 걸었던 까닭이다<span lang="EN-US">. </span>감성으로 인재를 잡고 사업에 남게 하는 유비의 관리 방법은 제갈량마저 >죽는 날까지 유비의 사업에 몸을 바치도록 했다<span lang="EN-US">. <o:p></o:p></span></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유방은 격식에 구애받지 >않고 인재를 등용하되<span lang="EN-US">, </span>최종 결정권은 자신이 장악하고 있었다<span lang="EN-US">. </span>다른 >곳에 오랫동안 있던 한신<span lang="EN-US">(</span>韓信<span lang="EN-US">)</span>에게도 요직을 개방하여 대범한 >면을 보였다<span lang="EN-US">. </span>또한 형수와 사통하고 금품을 수뢰하는 등 부도덕한 행실을 한 진평 같은 인물에게도 핵심 >기밀을 관리하도록 맡겼으니 그의 큰 도량을 짐작할 수 있다<span lang="EN-US">. </span>그러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의 판단은 오로지 >유방의 몫이었다<span lang="EN-US">.<o:p></o:p></span></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유방과 유비는 둘 >다 제왕술<span lang="EN-US">(</span>帝王術<span lang="EN-US">)</span>의 대가였다<span lang="EN-US">. </span>유방이 한 발 앞섰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유비야말로 중국 역사상 제왕술을 처음으로 집대성한 인물이다<span lang="EN-US">. </span>그와 비슷한 제왕술을 구사한 황제로는 명나라 태조 주원장 정도를 들 수 있다<span lang="EN-US">. ></span>제왕술의 핵심은 단연 교활함이다<span lang="EN-US">. </span>표면적으로는 인의와 덕을 내세워야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으며 사람을 갖고 놀면서도 당사자가 이를 느끼지 못하게 해야 한다<span lang="EN-US">. </span>이런 >면에서 유비의 제왕술은 유방을 능가했다<span lang="EN-US">. </span>물론 사람을 다스리는 교묘한 기술<span lang="EN-US">, </span>심지어 교활함을 인자함으로 덮는 기술까지<span lang="EN-US">, </span>무엇하나 유방에게서 배우지 >않는 것이 없었다<span lang="EN-US">.<o:p></o:p></span></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이 두 사람은 기가 >막히게도 닮은꼴이다<span lang="EN-US">. </span>우선 두 사람 다 미천한 깡패 출신으로 책읽기를 좋아하지 않고 천하호걸과 사귀는 >데 힘을 기울였다<span lang="EN-US">. </span>다른 점이 있다면 유비는 미투리 장사로 가장 천한 직업이었으며<span lang="EN-US">, </span>유방은 무직으로 돌다가 하급 관리인 사수정장이 되었다<span lang="EN-US">. </span>성격도 비슷하다<span lang="EN-US">. </span>유비는 너그럽고 말이 없으며<span lang="EN-US">, </span>유방은 대범하고 베풀기를 좋아했다<span lang="EN-US">. </span>두 사람 다 황제가 되려는 포부를 갖고 있었다<span lang="EN-US">. </span>유비가 어릴 때 >황제 놀이를 했다면 유방은 진나라 황제의 행차를 보면서 </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대장부가 저 정도는 되어야지<span lang="EN-US">!</span></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5pt"> </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하며 탄식했다<span lang="EN-US">.<o:p></o:p></span></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두 사람 다 농민을 >위한 봉기로 사업을 일으켰다<span lang="EN-US">. </span>유방은 진 말기의 진승·오광의 난<span lang="EN-US">, </span>유비는 >황건적의 난을 평정했다<span lang="EN-US">. </span>유방은 장량 등 삼두마차를 이용했으며<span lang="EN-US">, </span>유비는 >와룡 제갈량과 봉추 방통을 곁에 두었다<span lang="EN-US">. </span>두 사람 다 인의를 앞세우면서도 실제로는 불의를 저질렀다<span lang="EN-US">. </span>유방은 항우에게 의탁했다가 항우가 황제가 되려는 야심을 가졌다는 핑계로 배신했고<span lang="EN-US">, </span>유비는 조조에게 의탁했다가 의대조를 앞세워 그를 배반했다<span lang="EN-US">.<o:p></o:p></span></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두 사람 다 패전의 >장수이다<span lang="EN-US">. </span>유비는 싸워서 이긴 것보다 진 횟수가 많았으면서도 기반을 잡았다<span lang="EN-US">. </span>유방은 연전연패를 거듭하면서도 결국 천하를 통일했다<span lang="EN-US">. </span>둘은 서로 >약속이나 한 듯 가정은 돌보지 않았다<span lang="EN-US">. </span>유방은 처를 오랫동안 모른 척했고<span lang="EN-US">, </span>유비는 처를 의복 정도로 생각했다<span lang="EN-US">. </span>전쟁에서 패해 도망갈 때도 두 >사람 다 처자식을 데리고 가지 않았다<span lang="EN-US">.<o:p></o:p></span></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유비는 선조 유방의 >제왕술을 열심히 모방했다<span lang="EN-US">. </span>유비에게도 유방과 다른 점이 많았으며 그 점이 유방보다 뛰어나기도 했다<span lang="EN-US">. </span>그러나 제왕술에서 유비는 결코 유방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span lang="EN-US">. </span>유방은 >교육이라고는 받아 본 적이 없는 깡패 출신인 반면<span lang="EN-US">, </span>유비는 가난한 집안 형편에도 서당에 다녀서 유교식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무턱대고 따라할 수 없는 점이 많았다<span lang="EN-US">. </span>게다가 그의 스승들은 유명한 유학자인 정현과 >노식이었기에 유비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span lang="EN-US">. <o:p></o:p></span></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유비의 제왕술이 유방보다 >못하다는 것이 유고와 무슨 관계가 있다는 말인가<span lang="EN-US">? </span>알고 보면 큰 관계가 있다<span lang="EN-US">. </span>공자는 </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인</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으로 사람을 사랑하라고 가르쳤다<span lang="EN-US">. </span>유비가 유학을 배우면서 >마음속에 </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인의</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의 기운이 싹텄다<span lang="EN-US">. </span>그 결과 유비와 유방의 대처는 완전히 >달랐다<span lang="EN-US">. </span>유비는 관우<span lang="EN-US">, </span>장비가 죽은 후 인의 때문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span lang="EN-US">. </span>물론 유비가 동오를 친 이유가 단순히 원수를 갚기 위한 것만은 아니고 일거에 삼키기 >위해서였다<span lang="EN-US">. </span>그러나 이 잘못된 결정은 관우<span lang="EN-US">, </span>장비의 죽음에서 >비롯되었다<span lang="EN-US">. </span>그렇지 않다면 군대를 몸소 이끌고 출정할 유비가 아니었다<span lang="EN-US">.<o:p></o:p></span></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입장을 바꿔서 제왕술의 >진정한 대가가 유방이었다면 그토록 충동적일 수 있었을까<span lang="EN-US">? </span>물론 아니다<span lang="EN-US">. ></span>항우가 유방의 아버지를 삶아 죽인다고 위협하자 유방은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자기에게도 한 그릇 달라고 할 정도였다<span lang="EN-US">. </span>유비는 인의 때문에 결정적인 순간 유방보다 못한 행동을 해서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갈 수 없었다<span lang="EN-US">. </span>그래서 천하의 한 부분을 놓쳐버렸다<span lang="EN-US">. </span>유방의 적수 항우는 유비의 >적수 조조보다 못했으니 천하의 다른 한 부분도 놓쳐버렸다<span lang="EN-US">. </span>유비가 죽어서 그의 선조 유방을 만났을 때 >자신의 이런 성적표를 제출하면서 뭐라고 했을까<span lang="EN-US">? <o:p></o:p></span></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pan></p> > ><p class="a"><b><span style="font-size:11.0pt;line-height:123%;letter-spacing:-.55pt;">사마의 </span></b><b><span lang="EN-US" style="font-size:11.0pt;line-height:123%; >letter-spacing:-.55pt;">-</span></b><b><span lang="EN-US" style="font-size:11.0pt;line-height:123%;letter-spacing: >-.55pt;"> </span></b><b><span style="font-size:11.0pt; >line-height:123%;letter-spacing:-.55pt;">인내심의 교과서<span lang="EN-US"> <o:p></o:p></span></span></b></p> > ><p class="a"><b><span style="letter-spacing:-.5pt; >">참는 자에게 내려진 선물<span lang="EN-US"><o:p></o:p></span></span></b></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사마의의 인내심은 >삼국 인물 중 단연 으뜸이다<span lang="EN-US">. </span>전투에서 패해 상방곡의 불 속에 갇혀 있을 때 다행히 큰 비가 내려서 >부자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span lang="EN-US">. </span>이때부터 촉군이 아무리 도발해 와도 웬만해서는 움직이지 않았다<span lang="EN-US">. </span>그러니 제아무리 신출귀몰한 제갈량이라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span lang="EN-US">. </span>싸움만 >하면 승리할 자신이 있었던 제갈량은 그냥 참고 있자니 손이 근질근질했다<span lang="EN-US">. </span>그래서 꾀를 내서 사마의에게 >선물을 보냈다<span lang="EN-US">. </span>이 선물을 받고도 얼굴을 내놓지 않을 수 없을 거라는 계산에서였다<span lang="EN-US">. </span>그 선물이 이상한 것이었다<span lang="EN-US">. </span>사마의가 열어보니 여자들이 쓰는 머리 >수건과 흰옷이 들어 있었다<span lang="EN-US">. </span>편지도 한 통 들어 있었다<span lang="EN-US">. <o:p></o:p></span></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무릇 대장이란 중원의 병력을 통솔하여 자웅을 겨루어야 >마땅한데 토굴에 들어앉아 칼과 화살을 피하고 있으니 부녀자와 무엇이 다르오<span lang="EN-US">? </span>내 사람을 시켜 부녀자들이 >쓰는 머리 수건과 흰 옷을 보내니 나와서 싸울 마음이 없으면 두 번 절하고 받으시오<span lang="EN-US">. </span>혹시 부끄럽게 >생각하고 사내다운 포부가 남아 있거든 빨리 회답하여 날을 정해 싸우시오<span lang="EN-US">.</span></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letter-spacing:-.5pt">”</span><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5pt"><o:p></o:p></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이 글을 읽고 나자 >사마의는 마음속이 이루 말할 수 없는 심정이었다<span lang="EN-US">. </span>마치 마음속에서 여러 가지 맛의 액체가 담긴 병이 >쏟아진 느낌이었다<span lang="EN-US">. </span>쓴맛<span lang="EN-US">, </span>짠맛<span lang="EN-US">, </span>신맛 등 온갖 맛이 다 들어 있었다<span lang="EN-US">. </span>유일하게 단맛만 없었다<span lang="EN-US">. </span>사마의는 속으로 화가 나 어쩔 줄 몰랐다<span lang="EN-US">. </span>그러나 얼굴에는 억지로 >웃음을 지어 보이며 담담하게 말했다<span lang="EN-US">. </span></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공명이 나를 부녀자로 보는가<span lang="EN-US">?</span></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letter-spacing:-.5pt">”</span><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5pt"> </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그리고 옷과 머리 수건을 받고 사자를 후하게 대접해서 >보냈다<span lang="EN-US">. </span>사마의의 의지는 오히려 전보다 굳어졌다<span lang="EN-US">. </span>다름 아닌 >계속 참고 기다리는 것<span lang="EN-US">. </span>사마의를 약 올려서 움직이게 하려던 제갈량의 선물은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말았다<span lang="EN-US">. <o:p></o:p></span></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지금이야 여성들이 >활개를 치고 남자들보다 목소리가 큰 세상이지만 당시 여자들의 지위는 상당히 낮아서 </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여자와 소인배는 거두기 어렵다</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span lang="EN-US">. </span>제갈량이 사마의에게 여자들이 >쓰는 물건을 보낸 것은 크나큰 모욕이었다<span lang="EN-US">. </span>상대가 격분한 나머지 출전하게 하려는 목적이었다<span lang="EN-US">. </span>사마의는 위나라 대도독의 신분으로 평소 같으면 이런 일은 결코 그냥 넘길 수 없었다<span lang="EN-US">. </span>그러나 그가 애써 참은 것은 전세가 위나라에게 불리한 상황에서 속전속결보다는 후방의 보급을 받기 어려운 촉나라 >군대의 약점을 이용해 지구전으로 버티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span lang="EN-US">.<o:p></o:p></span></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적을 알고 나를 알았던 >사마의는 양측의 정세를 정확하게 예측했다<span lang="EN-US">. </span>버티겠다고 결심을 했으면 끝까지 밀고 나갔다<span lang="EN-US">. </span>상대가 아무리 모욕을 주어도 참는 것이 이익이었기 때문이다<span lang="EN-US">. </span>사마의의 >참을성은 결코 피동적인 참을성이 아니라 상대<span lang="EN-US">, </span>특히 제갈량의 동정을 살펴 기회를 잘 포착하는 참을성이었다<span lang="EN-US">. </span>제갈량의 사자를 후하게 대접한 것은 그에게 유용한 정보를 얻어 내기 위해서였다<span lang="EN-US">. </span>사자가 전해준 말은 이랬다<span lang="EN-US">. </span></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승상께서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 밤늦게 주무시며 곤장<span lang="EN-US"> 20</span>대를 칠 만한 일은 친히 보십니다<span lang="EN-US">. </span>드시는 것은 하루 몇 되에 >지나지 않습니다<span lang="EN-US">.</span></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 >'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5pt"> </span><span style=" >letter-spacing:-.5pt">그 말은 들은 사마의는 생각했다<span lang="EN-US">. </span></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식사는 적게 하고 하는 일이 많으니 어찌 오래가랴<span lang="EN-US">?</span></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5pt"> </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제갈량이 얼마 살지 못할 거라고 예측한 것이다<span lang="EN-US">. </span>정세를 보니 촉나라도 얼마 버티지 못하리라 여겼다<span lang="EN-US">.<o:p></o:p></span></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제갈량의 모욕을 견뎌낸 >사마의의 인내는 드디어 풍성한 전과로 돌아왔다<span lang="EN-US">. </span>오나라의 지원군도 합비에서 위나라에게 패하자 촉나라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갔다<span lang="EN-US">. </span>양면에서 공략을 받던 국면이 저절로 풀린 것이다<span lang="EN-US">. </span>제갈량은 이 소식에 장탄식을 하며 바닥에 쓰러져버렸다<span lang="EN-US">. </span>그 후 바람이 >불더니 하늘에서 큰 별이 떨어졌다<span lang="EN-US">. </span>촉군은 결국 전략적 후퇴를 한다며 싸우지 않고 물러갔다<span lang="EN-US">. <o:p></o:p></span></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사마의가 머리 수건과 >흰 옷을 받은 일을 두고 비웃는 사람도 있고<span lang="EN-US">, </span></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죽은 제갈량이 산 중달을 달아나게 한다</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라는 말로 사마의가 겁이 많음을 비유하기도 한다<span lang="EN-US">. </span>그러나 >대장부란 굽혀야 할 때 굽힐 줄 알아야 한다<span lang="EN-US">. </span>당시 사마의가 분을 참지 못하고 싸움에 나섰다면 사나이의 >용기는 보여주었을지 몰라도 촉군의 중원 진출을 막는 방어막은 뚫려버렸을 것이다<span lang="EN-US">. </span>그 정도까지는 아니라도 >큰 손실을 입을 것이 틀림없었다<span lang="EN-US">. </span>그 전에 위의 장수 장합이 죽은 것도 제갈량의 유인에 넘어가 그렇게 >된 것이다<span lang="EN-US">. <o:p></o:p></span></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중국 역사에는 인내와 >관련된 고사가 많다<span lang="EN-US">. </span>불한당의 바짓가랑이 사이를 지나갔다는 한신은 그 순간을 인내했기에 마침내 성공하여 >왕에 오를 수 있었다<span lang="EN-US">. </span>참아야 할 때 참지 못하여 참패를 당한 전례도 많다<span lang="EN-US">. </span>항우가 양지로 떠나기 전 대사마 조구에게 성고를 잘 지키라고 몇 번이나 당부했다<span lang="EN-US">. </span>한나라 군대가 쳐들어오자 조구는 처음에는 참을성 있게 잘 버텼다<span lang="EN-US">. </span>그러나 >한나라 군대에서 사람을 보내 그를 모욕하자 그만 꾹 누르고 있던 화를 폭발하여 병사를 이끌고 강을 건너려고 했다<span lang="EN-US">. ></span>그러다 반도 못 건너서 공격당하니 결국 조구는 자살하고 군대는 전멸하고 말았다<span lang="EN-US">. </span>항우가 >승리하고 돌아와 보니 성에는 이미 한나라 군의 기가 꽂혀 있었다<span lang="EN-US">. </span>사마의는 이런 역사의 교훈을 잘 받아들였으며<span lang="EN-US">, </span>인내심을 가르치는 살아 있는 교과서가 되었다<span lang="EN-US">. <o:p></o:p></span></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pan></p> > ><p class="a"><b><span style="font-size:11.0pt;line-height:123%;letter-spacing:-.55pt;">곽가 </span></b><b><span lang="EN-US" style="font-size:11.0pt;line-height:123%;letter-spacing: >-.55pt;">-</span></b><b><span lang="EN-US" style="font-size: >11.0pt;line-height:123%;letter-spacing:-.55pt; >"> </span></b><b><span style="font-size:11.0pt;line-height: >123%;letter-spacing:-.55pt;">똑똑한 아첨쟁이</span></b><b><span lang="EN-US" style="font-size:11.0pt;line-height:123%"><o:p></o:p></span></b></p> > ><p class="a"><b><span style="letter-spacing:-.5pt; >">십승실패설의 진실<span lang="EN-US"><o:p></o:p></span></span></b></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곽가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 이른바 </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십승실패설<span lang="EN-US">(</span>十勝十敗設<span lang="EN-US">)</span></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이다<span lang="EN-US">. </span>조조가 >원소와 대결해서 승산이 있을지 몰라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자 곽가가 청산유수처럼<span lang="EN-US"> 10</span>가지 이유를 대면서 >조조의 승리 가능성을 증명했다<span lang="EN-US">. </span>곽가의 말을 빌려 그 내용을 알아보자<span lang="EN-US">. ><o:p></o:p></span></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첫째<span lang="EN-US">, </span>원소는 >예절이 번거롭고 형식이 많으나 주공께서는 모든 일을 자연의 이치에 맡기니<span lang="EN-US">, </span>이는 도로<span lang="EN-US">(</span>道<span lang="EN-US">)</span>써 이기는 것입니다<span lang="EN-US">. <o:p></o:p></span></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둘째<span lang="EN-US">, </span>원소는 하늘의 뜻을 거스르며 움직이나 주공께서는 순리대로 다스리시니<span lang="EN-US">, </span>이는 >의<span lang="EN-US">(</span>義<span lang="EN-US">)</span>로써 이기는 것입니다<span lang="EN-US">. <o:p></o:p></span></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셋째<span lang="EN-US">, </span>환제<span lang="EN-US">, </span>영제 이래 정사가 타락하여 오늘날 이리 되었건만 원소는 이를 >관대히 보았고 주공께서는 강력한 법을 세워 다스렸으니<span lang="EN-US">, </span>이는 치<span lang="EN-US">(</span>治<span lang="EN-US">)</span>로써 이기는 것입니다<span lang="EN-US">. <o:p></o:p></span></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넷째<span lang="EN-US">, </span>원소가 겉으로는 관대한 것처럼 보이나 안으로는 시기심이 많아서 친인척에게만 일을 맡기오나 주공께서는 겉은 대범하고 >마음은 사리에 밝아 사람을 쓰시되 오직 재능을 보고 하시니<span lang="EN-US">, </span>이는 도<span lang="EN-US">(</span>度<span lang="EN-US">)</span>로써 이기는 것입니다<span lang="EN-US">. <o:p></o:p></span></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다섯째<span lang="EN-US">, </span>원소는 꾀는 많으나 결단력이 부족한 반면 주공께서는 계책만 세우면 즉시 행하시니<span lang="EN-US">, </span>이는 지모<span lang="EN-US">(</span>智謀<span lang="EN-US">)</span>로 이기는 >것입니다<span lang="EN-US">. <o:p></o:p></span></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여섯째<span lang="EN-US">, </span>원소는 오로지 명성만 믿고 사람을 거두지만 주공께서는 지성으로 사람을 대접하니<span lang="EN-US">, </span>이는 덕<span lang="EN-US">(</span>德<span lang="EN-US">)</span>으로써 이기는 >것입니다<span lang="EN-US">. <o:p></o:p></span></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일곱째<span lang="EN-US">, </span>원소는 가까이에 있는 자만 생각할 줄 알고 멀리 있는 자는 소홀히 하는 반면 주공께서는 널리 사람을 아끼시어 >멀고 가까운 구별이 없으니<span lang="EN-US">, </span>이는 인<span lang="EN-US">(</span>仁<span lang="EN-US">)</span>으로써 이기는 것입니다<span lang="EN-US">. <o:p></o:p></span></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여덟째<span lang="EN-US">, </span>원소는 남의 말을 듣고 사람을 의심하지만 주공께서는 꿋꿋하시니<span lang="EN-US">, </span>이는 >명<span lang="EN-US">(</span>明<span lang="EN-US">)</span>으로써 이기는 것입니다<span lang="EN-US">. <o:p></o:p></span></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아홉째<span lang="EN-US">, </span>원소는 시비가 분명치 못하오나 주공께서는 법도가 엄정하오니<span lang="EN-US">, </span>이는 >문<span lang="EN-US">(</span>文<span lang="EN-US">)</span>으로써 이기는 것입니다<span lang="EN-US">. <o:p></o:p></span></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열째<span lang="EN-US">, </span>원소는 허세를 좋아하고 병법의 요점을 모르지만 주공께서는 적은 군사로 많은 무리를 이기며 용병술이 귀신같으시니<span lang="EN-US">, </span>이는 무<span lang="EN-US">(</span>武<span lang="EN-US">)</span>로써 이기는 >것입니다<span lang="EN-US">.</span></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5pt"><o:p></o:p></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곽가가 제기한<span lang="EN-US"> 10</span>가지는 정치 조치<span lang="EN-US">, </span>정책 법력<span lang="EN-US">, ></span>조직 노선 및 개인의 사상과 소양<span lang="EN-US">, </span>도량<span lang="EN-US">, </span>성격 >등 여러 가지를 포함하고 있으며<span lang="EN-US">, </span>이것이 성패를 결정하는 핵심이었다<span lang="EN-US">. ></span>곽가의 십승십패설은 조조에게 칭찬을 받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조조에 대한 곽가의 격려와 그렇게 해달라는 요구이기도 했다<span lang="EN-US">. </span>조조가 이<span lang="EN-US"> 10</span>가지를 지켜 천하통일을 이뤄서 자신도 출세하고자 하는 >희망사항이었다<span lang="EN-US">. </span>이 십승십패설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의혹을 보내고 있으며<span lang="EN-US">, </span>심지어 </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그런 것이 과연 존재했을까<span lang="EN-US">?</span></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5pt"> </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하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span lang="EN-US">. </span>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지 살펴보자<span lang="EN-US">.<o:p></o:p></span></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당시 원소와의 하북 >결전을 앞두고 조조의 진영은 술렁이고 있었다<span lang="EN-US">. </span>신하들의 의견도 낙관파와 비관파로 나뉘어 의견이 분분했다<span lang="EN-US">. </span>낙관파의 대표 주자로는 순욱과 가후<span lang="EN-US">, </span>비관파에는 공융이 있었다<span lang="EN-US">. </span>곽가는 원소 진영을 떠나면서 그가 큰일을 못 이룰 인물이라고 큰소리를 친 것으로 보아 당연히 낙관파다<span lang="EN-US">. </span>순욱과 곽가는 곧 닥쳐올 하북 결전을 열심히 분석했다<span lang="EN-US">. </span>여기에는 >순욱과 곽가의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span lang="EN-US">. <o:p></o:p></span></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시간상으로 곽가의 >십승십패설은 순욱이 내놓은 사승사패설보다 앞섰다<span lang="EN-US">. </span>곽가는 조조의 휘하로 들어올 당시인 건안 원년<span lang="EN-US">(196</span>년<span lang="EN-US">) 9</span>월을 전후로 십승십패설을 건의해 조조에게 큰 찬사를 받았다<span lang="EN-US">. </span>순욱의 사승사패설은 조조가 완성 전투에서 패했을 때인 건안<span lang="EN-US"> 2</span>년<span lang="EN-US">(197</span>년<span lang="EN-US">) </span>정월에 나왔으니 시간적 차이는 크지 않은 편이다<span lang="EN-US">. <o:p></o:p></span></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내용을 보면 곽가의 >십승십패설은 웬만한 분야는 모두 포함하고 있고<span lang="EN-US">, </span>순욱의 사승사패설은 </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도<span lang="EN-US">(</span>道<span lang="EN-US">), </span>지모<span lang="EN-US">(</span>智謀<span lang="EN-US">), </span>무<span lang="EN-US">(</span>武<span lang="EN-US">), </span>명<span lang="EN-US">(</span>明<span lang="EN-US">)</span></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의<span lang="EN-US"> 4</span>가지를 >거론했지만 거의 비슷했다<span lang="EN-US">. </span>그러나 사승사패설이 간단명료하면서도 객관적인 사례를 설명했다면 곽가의 십승십패설은 >조조에게 아부하는 느낌이 강하다<span lang="EN-US">. </span>마치 사승사패설을 기본으로 확장한 듯하다<span lang="EN-US">. <o:p></o:p></span></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pan></p> > ><p class="a"><span style="letter-spacing:-.5pt">순욱의 사승사패설은 >이론을 내놓은 시점의 사건으로 보아 구체적인 역사적 배경이 있다<span lang="EN-US">. </span>먼저 원소의 오만함에 조조가 분노를 >했고 종요 등은 조조가 장수보다 불리하다고 여겼다<span lang="EN-US">. </span>그래서 순욱이 알아보고 이런 논점을 내놓은 것이다<span lang="EN-US">. </span>순욱의 사승사패설이 진수의 정사에는 수록되고 곽가의 십승십패설은 배송지의 『삼국지주<span lang="EN-US">(</span>三國志注<span lang="EN-US">)</span>』 </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부자<span lang="EN-US">(</span>傅子<span lang="EN-US">)</span></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letter-spacing:-.5pt">’</span><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5pt"> </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편을 인용했다는 점을 들어 십승십패설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span lang="EN-US">. </span></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부자</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에 기반한 곽가의 십승십패설 중 핵심 부분과 순욱의 >소견은 기본적으로 같다<span lang="EN-US">. </span>그 중 한 쪽이 거짓이라면 </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부자</span><span lang="EN-US" style="font-family:'Times New Roman','serif'; >letter-spacing:-.5pt">’</span><span style="letter-spacing:-.5pt">의 주장도 왜곡된 것이다<span lang="EN-US">. </span>둘 다 실제로 존재했다면 순욱의 주장이 좀 더 합리적이고 실천적 의미가 있다<span lang="EN-US">. ></span>그래서 진수가 둘 중 하나인 순욱의 것만 수록했던 것이다<span lang="EN-US">.<o:p></o:p></span></span></p> > ><p class="a"><span lang="EN-US"> </span></p> > ><span style="font-size:10.0pt;font-family:'바탕','serif'; >letter-spacing: >-.5pt; >">곽가의 십승십패설이 아부성 내용으로 채워졌다고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원소가 의심이 많고 결단력이 없으며 >충언을 받아들이지 않는 등<span lang="EN-US">, </span>필연적인 실패 요인을 안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span lang="EN-US">. </span>십승십패설은 원소와 조조를 비교·분석해서 내놓은 논점이다<span lang="EN-US">. </span>어찌되었건 >핵심을 논하면 되는 것이다<span lang="EN-US">. </span>십승십패설이 곽가의 아부 근성을 반증한다면 심하게 비판하고 심지어 그의 >인품까지 들먹이는 사람도 많은데 이는 옳지 않다<span lang="EN-US">. </span>곽가가 정말 아첨쟁이라면 십승십패설처럼 급진적인 말을 >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span lang="EN-US">. </span>그 전에 원소에게 의탁하려나 그를 버리고 조조에게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span><p> </p>